김치맛을 아직 제대로 모르겠다는 신부 레김한씨와 아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늑맘(베트남 젓갈)맛을 모르는 강경원씨.
 
"아이에게 엄마의 나라에 대해서 많이 가르칠 계획입니다.자기 피의 반쪽은 베트남인인 것은 자랑스러워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결혼이주여성의 현제 삶을 담은 이주여성 사진전 ‘인자 우리 식구여’가 3일까지 전북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다.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인권사무소가 주관한 이번 전시회는 전라도지역에 사는 결혼이주여성들의 삶을 다룬 작품 50점이 전시되고 있다.

필리핀의 외딴 섬 여자와 한국의 작은 시골마을 남자가 만나서 결혼할 확률이란 도대체 얼마인 것일까. 생각하면 아득하다. 장흥의 한 집. '고환석, 아날리에촌'이란 문패가 달려있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결혼이주여성을 이루는 ‘결혼’, ‘이주’, ‘여성’은 모두 이를 대하는 사람들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인권과 밀접하게 관련된다고 밝혔다.

현 위원장은 “‘결혼’, ‘이주’, ‘여성’ 세 단어에 긍정성을 부여하는 힘은 바로 사람에게 있다”며 “이번 사진전은 국가인권위원회가 그런 사람을 만나기 위한 외출로,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조금이라도 진전되기를 바란다”고 전시회의 의미를 강조했다.

'외국인 여성 한글교실' 풍경. 베트남에서 온 주이화씨는 학교에 오면 친구를 많이 만나서 좋단다.

사진작가 김태성씨는 이주여성들의 짠한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고 전제하면서 "사진을 찍는 동안 5명이나 되는 아이들과 같이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딸기밭을 일구는 가족, 수박농사를 지어 한글교실 수강생에게 나눠주는 가족 등 행복한 가정도 많이 봤다"며 "이들의 모든 이야기를 가정사가 아닌 사회적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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