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엄살 부리는 게 아니라 올해는 지난해 절반이나 팔릴까 몰라. 보다시피 오가는 사람이 이렇게 드문데 명절이라고 얼마나 더 늘겠어요. 지난해 이맘때는 그래도 생선 정도는 미리 사두는 주부들이 있었는데 올해는 단골들조차 발걸음이 뜸하다니까.” 추석 연휴를 한 달여 앞둔 7일 전주 중앙시장을 오가는 인파들과 상인들의 모습에서는 물가 인상과 푹푹찌는 더위 탓에 좀처럼 대목을 준비하는 모습은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올해는 육류와 생선류, 건강식품 등 각종 제수용품과 선물세트, 생필품 가격이 모두 인상된데다 황태전이나 굴비, 고사리, 도라지 등 제수용품은 가격인상폭이 대부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그래서인지 재래시장 상인들은 올 추석은 어느 때 보다 가장 어려운 명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마저도 고물가와 경기침체의 그늘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수산물을 판매하는 소수경씨(52)는 “추석이 이르고 아직까지 날씨가 더워서인지 시장에 사람이 없다”며 “지난해 이맘때면 그래도 추석 물가를 물어보는 사람들로 붐볐는데 올해는 하루 일당 벌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명절을 앞두고 제수용품 및 일부 농산물값에 비상이 걸인 가운데 전주에서 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데는 4인 가족 기준으로 14만8천원 정도가 들 것으로 집계됐다.

7일 대한주부클럽연합회 전주ㆍ전북지회가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이틀 동안 전주시내 23개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백화점 등을 대상으로 올해 추석물가를 조사한 결과 차례상을 준비하는 데 드는 비용은 지난해 13만5천494원에서 1만3천원 오른 14만8천324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업태별로는 재래시장에서 제수용품을 마련할 경우 12만2천595원이 들어 대형마트(1개 품목 제외) 14만9천87원, 백화점(5개품목 제외) 13만6천880원보다 저렴하게 차례상을 차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제수용품 가운데는 두부가 한 모에 1천634원으로 지난해보다 32.7%나 올랐고, 국산 고사리(400g당)는 29.9% 오른 8천347원, 시금치(1단)는 1천709원으로 12.6%, 대파(kg당)는 2천699원으로 28.5% 각각 상승했다.

수산물 중에는 북어포가 지난해에 비해 18.5%가 오른 2천927원에 거래됐고, 동태포는 14.5%가 오른 5천468원, 참조기 1만360원에서 9.0%가 오른 1만1천380원 선이다.

반면 과일은 지난해보다 추석이 늦은 탓에 출하량이 증가해, 햇배가 지난해에 비해 23.6% 싼 개당 2천135원에 판매되는 등 지난해와 비교해 부담이 덜 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부클럽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팔지 않는 몇 가지 품목을 제외해도 재래시장이 최대 2만원 이상 저렴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추석이 가까워지면 수급조절이 원활하지 못해 가격이 오를 수 있으므로 보관할 수 있는 품목은 미리 구입해 두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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