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원호 민주당 중앙당 지방자치 부위원장

지난 8월 25일부터 9월 1일까지 독일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에서 체제비 전액을 지원받아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 시장선거와 지방자치선거를 참관하고 독일지방자치 선거방식과 제도를 읽히고 왔다.

한양대 지방자치연구소와 함께 독일의 연방제도, 통독 후 베를린시의 도시변화와 발전 등에 대해 시장과 지방의원들과 토론하고 독일지방정부와 지자체간 사무구분과 감독 등에 대해 한국의 지방자치제도와 비교하면서 많은 토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독일 포츠담 소재 나우만재단은 독일의 비영리 정책연구기관이자 시민교육기관이다.

1958년 설립 이후 개인의 자유와 의무, 시장경제, 정부의 권한 축소 및 인권의 증진을 도모해 오고 있는 재단이면서 세미나, 학회, 출판 및 국내외 시사, 정치분석을 통해 고전적 자유주의 사상을 전파하는 곳이다.

 나우만재단 현장학습 제공

또한 나우만재단은 전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해외 50여 개국에 사무소를 두고 “국제 정치 대화 프로그램”이라는 모토로 진취적인 미래정치 엘리트를 육성하고 있으며, 지난 1987년부터 한양대 지방자치 연구소와 공동으로 한국의 정치 분권화, 중앙정부의 지방정부로의 권한이양 및 시민들의 지역정치 참여증진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나우만 재단은 독일 및 유럽지역으로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함으로써 국내학계 및 지방정치인들에게 해당 지역 정치, 경제, 사회, 문화면에 걸쳐 생생한 현장학습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7일간의 기간으로 서울 시의원들과 민주당 중앙당 지방자치 부위원장, 한양대 연구소 직원 12명은 독일 나우만 재단의 초청을 받아 통일 동독 후 수도인 베를린과 그 주변도시 브란덴버그와의 통합 후 지방자치방식과 베를린시의 변화와 발전에 대해 설명을 듣고, 퓌르스텐발데 시청에서 통독 후 지방자치에 대해 대담을 나눈 후 구 서독의 옛 수도인 본에 있는 베스트팔렌주의 8월말 시장선거와 지방자치의원 선거과정과 주민투표방식을 참관하고 돌아왔다.

독일통일과 유럽통합에서 축적된 고유한 경험을 바탕으로 남북한 대화와 협력을 증진하고 있는 나우만재단의 활동상황을 듣고, 베스트팔렌주의 시청을 방문하여 시장과의 지방자치 선거에 대한 개괄 설명을 듣고, 선거운동의 상황과 현장을 답사하여 우리의 지방자치 선거운동과 비교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독일은 의원내각제의 정부형태를 갖고 있으며 가장 중요한 기관은 연방회의이며 법률을 의결하고 연방수상을 선출한다.

연방수상은 정부방침을 결정하고 책임을 지게 되며 입법기능을 담당하고, 법률시행은 주정부의 권능을 갖고 있는 독특한 이원정부제 나라이다.

독일의 행정체계는 연방정부, 주정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3등분화 되어있다.

이번 독일 방문 중 중서부쪽에 있는 본의 베스트팔렌주 시장선거와 지방자치 선거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우리의 현란한 현수막 대신 가로변에 있는 전봇대와 광고판에 경력사항도 없는 얼굴과 이름 그리고 정당 표시를 갖춘 사진을 걸어 놓는 것과 길거리에서 유권자와의 토론, 그리고 장미꽃과 유인물을 전달하면서 조용한 선거를 치르는 것이었다.

우리방식의 선거운동인 선거운동원들의 현란한 율동이나 스크린과 스피커를 동원한 요란스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베스트팔렌주의 지방자치 의원은 66명인데 이중 선출직은 33명, 나머지는 비례대표 의원이다.

 시장 낙선대도 의원 당선기회

독특한 것은 시장선거후보가 선출직에서 낙선되더라도 지방자치 의원에는 비례대표로 당선되는 경우이다.

국내의 선거제도는 인물과 정당, 별도로 투표하지만 이곳에서는 정당과 후보가 동일한 개념으로 보기 때문에 시장선거에 떨어진다고 해도 정당 표가 높으면 그와 비례하여 지방자치의원에 당선될 수 있는 제도이다.

8월말, 베스트팔렌주 지방자치 선거 날, 투표장에 둘러보니 각 지역마다 투표장이 있었고 투표용지 분배자 3명과 투표함 관리자 1명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유권자는 철판으로 된 박스 안에 들어가 도장이 아닌 자기의 친필과 싸인으로 투표하는 모습이 특이했다.

특히 선거 전날까지 여론조사를 발표할 수 있었고, 문자 메시지를 다량으로 보낼 수 있는 제도가 확립되어 있었고, 광장에서 신체장애자 훨체어를 이용한 체험 등 자연스런 선거운동 과정이 이채로웠다.

선거 다음날, 조간신문을 보니 나우만재단과 관련 있는 정당인 자민당의 시장후보는 낙선되었지만 지방자치의원으로는 당선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7일간 독일에 체류하면서 통독 후 독일의 정치상황과 지자체간의 통합 후 운영방식, 지자체 선거방식과 과정, 그리고 투표하는 방식을 현장에서 느껴 보았고, 연방정부와 주정부간의 역할과 사무담당을 원만히 이끌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특히 구 동독이었던 베를린의 보습은 급격한 환경변화나 제도 없이 독일의 지자체를 잘 원용하여 이끌고 있음을 엿 볼 수 있었다.

베를린의 시가지는 우리네의 불도저 식 허물기보다는 옛 도시의 건물들을 잘 보존하면서 리노베이션을 통한 전통건축물을 유지관리하면서 세계의 많은 관광객들에게 독일의 전통문화와 역사성, 국민성을 잘 드러내 주고 있었다.

도시주변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가로조경과 녹지대는 이 나라의 국민성과 전통을 지키려는 의욕이 강하게 부각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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