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규 전주시의원

‘전주는 지금 독서 삼매경’이라는 신문기사를 통해 시립도서관 이용객이 전년대비 41% 급증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이는 시민들이 피부에 와 닿는 생활이용시설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입증이며, 도서관에 대한 시민적 욕구가 그만큼 높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어린이들의 도서관 이용은 아이들의 품성을 바르고 건강하게 육성하는 절대적인 요인이라는 것이다.
 
 상상력 길러주는 절대적 공간

어린 시절은 지적 호기심이 가장 많은 시절이다. 무엇을 보고 듣느냐 하는 것은 미래 성년의 모습을 좌우하는 절대적 요건이라 할 수 있다. 어린이 전용도서관은 보고 읽고 듣는 힘을 길러서 사물의 이해를 돕고 상상력을 길러주는 절대적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란 어린이가 책 또한 깊이 있게 읽어낸다고 한다. 따라서 어린이 전용도서관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질 수 있도록 하고, 긍정적이고 바른 생활태도를 조성한다는 데서 그 중요성이 큰 것이다.

도서관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가 스스로 원하는 정보를 찾는다는 것이다. 물고기가 아니라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제대로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회적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독서의 힘은 가정과 도서관을 통한 습관이고 필수조건이다. 어렸을 때 형성된 올바른 독서습관은 평생 간다. “나를 키운 건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었다”는 빌게이츠의 유명한 말이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부터 도서관이 눈에 띄게 늘었다. 전국적으로 1억원의 조성비가 드는 작은 도서관은 첫해 50개 늘었지만 아직도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고 한다. 2007년 12월 말 607개 공공도서관을 조사 실태에 따르면 1관당 인구수는8만여 명이다. 3만 명이 사는 곳에 2km-5km반경 사이 한 개 정도가 좋다는 보고다. 그 동네 아이들이 쉽게 접근하는 놀이터 같은 곳이다.

도서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린이 도서관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2006년 세계도서관대회로 발족된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의 첫째 화두는 어린이들 대상의 책읽기와 도서관에 대한 사회적 관심 운동이었다. 2003년 순천 기적의 도서관을 시작으로 전국에는 현재 10개의 기적의 도서관이 생겼다. 그렇지만, 어린이 전용도서관은 턱없이 부족하다. 2005년 통계자료에는 어린이 전용도서관은 전국 67개 정도이다. 우리의 현실은 서울시내 대형서점 말고는 어린이들이 책을 마음껏 접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전주에는 현재까지 8개의 작은 도서관이 문을 열렸다. 지난 7월에는 전주책마루도서관이 1호 어린이 전용도서관으로 개관되었다. 이 같은 어린이 도서관은 학부모들 모임을 통해 사교육비를 절감하는 소통의 장이 되고 있기도 하다. 사람이 모이는 작은 도서관은 마을의 희망으로 도서관의 미래를 확산시키는 미래형 도서관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전국에서 어린이 전용도서관수가 가장 많은 자치구는 서울 강서구로 4개다. 지역별 시립도서관과 작은 도서관이 연계성 있게 운영되어야 하고 작은 도서관일수록 세심하게 다루어지고 정성이 더해져야 할 것이다. 광주 북구는 동네마다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유아와 동반자의 열람 공간을 따로 마련하는 배려도 했다. 노인, 장애인, 어린이가 쉽게 접근하는 마을 속의 열린 공간 작은 도서관은 더 많이 세워지길 바란다.
 
 어린이 전문도서관 1개 뿐

전주시 64만의 인구 중 약18%인 11만여 명이 13세 이하 어린이지만, 정작 어린이 전문도서관은 하나뿐이다. 6개의 시립도서관에 어린이실이 붙어있을 따름이다. 시립도서관의 어린이도서관까지 합해도, 어린이 2만 명당 1개의 어린이 도서실에 불과한 것이 전주시의 현실인 것이다.

도서관은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의 공간이며, 정서적 인성을 심화하고 다양한 지식 정보를 습득해 창의적 인간으로 성장하는 인성의 산실이다. 산업사회나 지식정보사회를 막론하고 인격 형성의 장이며 문화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다. 전주는 문화도시이며, 전주 문화를 주도하는 핵심은 도서관이다. 전주에 도서관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전주가 도서관 도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