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규무역협회 전북지부장
노랗게 펼쳐지는 전라북도의 넓은 들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풍요로움이 가슴까지 가득 차 올라온다.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평야지대에서 산출되는 농산물은 타 지역민의 부러움을 샀으며 일제시대에는 우리나라의 주요 수탈의 대상일 정도로 풍요 그 자체였다. 힘겨운 보릿고개 시절에도 우리 전라북도는 상황이 나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볼 때 전라북도는 농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산업화와 글로벌 시대가 도래하여 더 이상 농산물이 풍요의 대상이 아님에도 이러한 풍요로움으로 인하여 우리 전라북도는 안주의 길을 걷게 되었고 오히려 산업화로의 전환이 늦어져 이제는 낙후된 곳으로 전락하게 되었으며 오히려 물자가 부족한 타 지역은 일찌감치 산업화의 길로 전환하여 지금의 가치를 누리고 있다.

  전체 GDP중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을 일컫는 무역의존도가 75% 이상인 우리나라의 특성상 현재에도 전라북도가 농도인가 하는 질문에 ‘아니다’ 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전라북도의 농업생산물 수출이 금년도 8월까지 4천만 달러에 불과한 것에 기인하며 이는 충청남도의 1/2, 경기도의 1/4 수준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우리가 농업을 단순 농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면이 많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농산물이 풍요롭지 않은 타 지역은 농업을 산업화로 인식하고 산업화하였으나 우리 전라북도는 아직도 농업을 농업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파프리카나 장미 등 일부 농산물은 농업이 아닌 산업으로 전환하여 좋은 결실을 맺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것은 아주 초보적인 단계이며 아직 많은 부분에서 이러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농업의 산업화" 의식변화 시동

  그럼에도 다행스러운 것은 금년 8월까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전년대비 22.3% 하락하였음에도 전라북도 농산물의 경우 24% 수출 증가를 이룬 것은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에 전라북도 농식품산업의 향후 발전 및 수출 확대를 위한 전략과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전라북도 농식품의 발전 방향은 첫째, 농업을 산업으로 인식하는 기본 인식의 전환  둘째, 통합을 통한 대형화와 표준화 셋째, 수출협의체등 공동체 구성과 타겟별 집중 지원 넷째, 해외교포와 현지 소비자를 겨냥한 Two Track 마케팅 전략 다석째, 문화와 접목된 종합 수출 전략 로드맵 수립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전라북도의 주요 농산물중 장미와 파프리카가 차지하는 수출 비율이 상당히 높은데 이것은 공동체를 통한 대형화와 표준화등의 노력이 수출로 접목되어 이룬 결실이라 하겠다. 전라북도 농식품업체는 규모면에서 영세하기 때문에 개별 업체로서는 해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쌀의 예를 들면 아직 전라북도의 쌀은 RPC별로 55개에 달하는 브랜드로 되어 있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데 브랜드의 통합과 표준화, 철저한 품질관리등으로 고급화하여야 대외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하여는 업체간 협의를 통한 공동체 구성등 몸집 불리기를 통한 자체 경쟁력 확보와 업종 전문기관과 수출전문기관 등 수출협의체 구성을 통한 공동 마케팅 전략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이다. 

 체계적 전략으로 해외시장 공략

  농식품은 각 나라별 민족 문화와 연계되어 있다. 사케와 스시, 와인과 스테이크는 술과 음식의 조화가 잘 이루어 진 사례라 할 수 있는데 우리도 이러한 사례를 만들어 볼 필요가 있다. 막걸리와 파전, 비빔밥과 김치, 쌀과 떡 또는 막걸리등 음식을 문화와 접목시켜 이야기로 꾸민 Story  Tree 를 제작하여 현지인들로 하여금 전라북도 음식에 대한 문화적 이해를 돕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 육성을 위한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농식품의 특성상 해외 구매 바이어는 현지 교포와 주재원 등으로 제한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전통가공식품은 현지인들의 음식 문화와 전혀 다르게 때문에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시장확대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장류, 김치등 전통가공식품의 경우에는 750만 해외 교포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수행하고 파프리카, 계란, 블루베리등 신선농산물의 경우 현지 글로벌 바이어를 통한 수출로 이원화하는 Two Track 전략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750만 해외 동포는 우리나라의 매우 귀중한 자원이라 할 수 있는데 이들과 연계된 마케팅을 펼친다면 우리 문화의 전파와 함께 현지 수출 교두보 확보에 훨씬 용이하리라 생각된다. 과거에는 우리 동포들의 신뢰가 문제되었지만 이제는 세계 경제 12위권에 걸맞게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자리 잡고 있어 이에 대한 문제는 많이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농식품 발전과 수출 확대를 위하여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지자체는 직접적인 해외마케팅 지원보다는 업체간의 통합 지원, 물류등 SOC 지원, 음식 문화 전파와 농식품 업체 투자 유치등 경쟁력 강화에 치중해야 하며 직접적인 수출 지원에 대하여는 업종 전문기관과 수출전문기관 등으로 분리하여야 체계화된 지원과 수혜 업체의 혼선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농기계, 농자재등 농업과 관련된 연계 품목을 특화시켜 부가적인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아울러 자동차와 IT 강국의 장점을 농기계에 접목 시킨다면 미래 경쟁력은 충분히 확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정책적 전략은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너지로 창출될 수 있을 것이다.

 2010년 세계음식관광축제가 전라북도에서 개최된다. 전라북도의 농식품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전라북도가 농식품을 기반으로 풍요롭게 사는 것이 진정한 농도라 할 수 있다.  전라북도는 진정 농도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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