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내 문학동인단체의 품격 향상을 고민하는 자리를 만들었던 한국동인지문학관(대표 김한창)이 올해는 한 걸음 더 나가 등단 문인 급증 문제와 아마추어 작가의 프로화 등 전북문단의 위상을 높이는 토론회를 마련한다.

한국동인지문학관이 마련한 2009 전북연수회는 오는 10일과 11일, 모악산 유스호스텔에서 150여명의 문인들이 참석 가운데 총론과  발제 1, 2로 나뉘어 진행된다.

소재호 시인이 '문학의 본거지에 다가가기'라는 주제로 총론을 발표하며 최영 시인과 호병탁 시인이 각각 발제를 하게 된다.

사전 배포된 토론 자료에 따르면 최영시인은 '발제1-한국문학동인의 시대적 배경과 전망'을 통해 등단 문인이 급속히 늘어나는 것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최 시인은 "정양 시인이 1997년 발간된 '전북학연구'에 당시 전라북도 시인(문인)이 400명이 넘는데 이는 '시인 천국(天國)이 아니라 시인 천국(賤國)'이라고 쓴 것을 보고 참담함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어 양규창 전북문협 사무국장의 말을 빌어 '현재 도내 문인 수는 문협 등록회원 670명, 작가협회 150명 여기에 등록하지 않은 문인까지 합하면 거의 1천 명 가량 될 것이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선 김용옥 시인(전북pen 부위원장)도 "어쩌다 날아오는 동인지나 허접한 잡지에는 조악하고 조잡한 글에 비문조차 부지기수다.

소설 신인상 작품에선 문단이 뭔지도 모르는가 싶은 글에,…<중략> 이것이 첫째도 둘째도 동인지나 그런 류의 잡지의 병폐다.

즐비한 모텔의 상호마냥 허접한 신인들이-소수의 기성 문인도 포함해서-문학과 문인에 끼치는 해악이다"며 현 동인지 활동과 이를 통한 등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호병탁 시인(문학평론가) 역시 '발제2-프로작가와 아마추어 작가'를 통해 "1980년대 말 문예지 발간 자유화 이후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문예지는 작가의 급속한 인적 팽창에 기여했다.

양적팽창은 질적 저하라는 모순에 직면하는 게 상례다.

바로 '아마추어 작가'라는 혐의를 받게 되는 문인이 이 속에 포함 된다"며 무분별한 문인 양산에 우려를 나타냈다.

박은주 시인도 "진정한 예술가, 즉 프로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할 것이다"며 치열한 작가 정신을 강조했다.

반면 선산곡 수필가(전 전북수필가협회 회장)은 지역에 지나칠 정도로 많은 문인이 있다는 사실에 동의 하지만 불명예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지나칠 정도로 많은 문인이 있다) 이것은 바로 표현의 욕구가 발산된 당연한 결과 아니겠습니까? (지나칠 정도로 많은 문인이 있다) 이 사실이 자랑이면 자랑이지 무슨 크게 불명예나 되는 일입니까? 그래서 이 지역을 다른 사람들이 '예향'이라고 부르는 곳 아니냐고 말한다면 잘못된 말일까요?" 또 "문학을 하고 문학을 읽고 문학을 아는 인구는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설령 그 가운데 잡티가 섞여 있다 해도 그 양이 많으면 그 중에 질로도 뀌어난 작가와 작품이 있을 것이다.

닭이 천이면 그 중에 봉도 하나쯤 있다.

다다익선이다"이라고 한 오하근 교수 글을 인용, 등단 작가 숫자를 걱정하기보다 등단 작가의 작품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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