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태 민들레포럼 대표
민들레는 화단이 필요 없이 어느 곳에서라도 잘 적응해 살아가는 생명력이 매우 강한 식물이다.

사랑과 겸손, 그리고 초지일관 일편단심이라는 의미로 통하면서 꽃과 잎과 뿌리까지도 모두 사람에게 유용한 약재로 쓰이고 있다.

통상적으로는 흔히 사랑의 대명사로 불린다.

오늘날 미국에는 ‘프레드상’이라는 것이 있다.

그 시작은 간단하게 ‘우체부 프레드’로부터 연유된다.

책으로도 소개된 글을 읽고 나 역시 큰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기도 하지만 힘들고 고달프게 생각할 수 있는 일들을 사람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일로 바꾼 ‘우체부, 프레드’에게 큰 가르침을 받았었다.

더 나아가 스스로 행복해 하는 ‘프레드’를 보면서 나 역시 행복했다.

 사랑과 겸손의 민들레

그리고 “나도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든지 많이 있다.

각자가 처해진 환경과 형편이 다르더라도 일상의 날들을 행복하고 특별한 날 들로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하며 실천하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던 기억이 새롭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늘이 있기까지 어쩌면 우체부 프레드의 자세가 내게 큰 도전과 에너지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프레드는 우편을 배달하는 평범한 일을 애정 어린 가슴으로 빠짐없이 사명감을 갖고 해 냄으로써 일로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곰곰이 따져보면 이건 그 만의 특별한 비법은 아니다.

오늘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 누구라도 마음먹으면 실천 가능한 일인 것이다.

이것이 소명이 아닐까? 자신에게 주어진 일로 이웃을 기쁘게 하고 이 일을 주신 모든 이에게 감사하며 날마다 하루하루를 살아 있음에 행복해 하는 일말이다.

프레드는 감사함으로 지극히 평범하고 단조로운 우편배달 업무를 매우 특별한 일로 만들었다.

지금 미국의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보상의 한 방법으로 ‘프레드 상’을 수여하고 있다.

기업체 직원들은 프레드 상을 가장 큰 영광으로 여긴다고 한다.

나는 지난 수십 년간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먼저 직업 때문에 빛나는 사람들이다.

이름은 몰라도 그 직함만으로도 많은 이들이 알아주고 만나려고 애쓰는 이들을 말한다.

다른 한쪽은 그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빛나는 직업으로 인정을 받는 사람들이었다.

같은 직업이라도 같은 취급을 받지 않는다.

그것은 순전히 그 사람의 자세와 태도, 성과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은행 직장생활 37년을 마무리하고 민들레와 같은 정신으로 민들레 장학금을 조성하면서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사랑을 실천하고자 민들레포럼을 만들었다.

이름을 뭐라 지을까 한동안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던 시간이 있었다.

그러다 민들레를 떠올렸고, 조금씩 민들레를 알아가면서 민들레가 갖고 있는 수많은 의미와 쓰임새에 반하게 됐다.

결국 민들레포럼을 만들었고, 고향인 완주군 비봉면에 민들레동산을 조성 중이다.

민들레의 가치는 바로 그 의미이며, 민들레 사랑은 우리사회에 많은 기여와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는 “내가 민들레고 민들레가 나다”라고 스스로 최면을 건다.

 민들레 홀씨처럼 사랑 전하길

언젠가 미국의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새벽기도를 끝내고 뉴욕 센트럴파크를 지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 때 저편에서 ‘누가 이렇게 휴지를 많이 버렸는지?’ 욕을 하는 청소부를 만나게 된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그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했다.

“형제여, 그대의 손길로 하나님께서 지으신 이 땅의 일부가 깨끗해지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당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느껴지지 않습니까?” 앞에는 머리가 있지만 뒷머리가 없는 것이 무엇일까? 바로 ‘기회’라고 한다.

이 기회가 내 마음속에서 불어 일어나는 감사로부터 오는 것이라면, 나는 오늘도 불평하며 나한테 주어진 기회를 저버리고 있지는 않은가? 오늘도 아침 일찍 창문을 열고 민들레의 의미를 생각한다.

그리고 우체부 프레드를 한번 떠올려본다.

오늘 하루도 모두가 주어진 소중한 기회를 잡는 지혜로움을 발휘하고 사랑을 꿈꾸고 전파한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훨씬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바람을 타고 240km까지 날아가는 민들레 홀씨처럼 그렇게 말이다.

/유희태 민들레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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