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금전북소비자정보센터 소장
  “많은 예산 재래시장에 쏟아부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닙니까?”며칠 전, 설 명절을 앞두고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간에 재수용품 가격조사를 실시해서 발표하고 또 회원들과 장보기 캠페인을 진행하던 중, 길 가던 소비자가 볼멘소리로 한마디 던진다.

그 소비자는 평소 대형마트의 횡포에 대한 반감과 재래시장에 대한 애정으로 그런 말을 했으리라 생각하지만 평소 시장을 자주 가지 않은 분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이유는 재래시장 이용 열풍이 불어 닥치기 시작한 10여년 전과 비교할 때 재래시장의 시설 환경이나 상인들이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가 나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SSM진출 언제 그만두나

작년 하반기에는 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였다.

학력여부와 점포의 크기, 그리고 남녀 구분 없이 늦은 저녁 강의시간에 열중하던 모습들을 기억하면 그분들 역시 분명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경기침체와 싼 가격을 홍보하는 대형마트 마케팅에  소비자들 발길이 줄어들고 있어 재래시장의 한산함이 답답할 따름이다.

  큰 기업들은 얼마나 돈을 더 벌어야 동네마다 치고 들어오는 SSM(대형슈퍼)진출을 그만 둘 것인가?  최근 호성동에 진입하려는 대형슈퍼가 있다.

대지면적 260평이니 엄청난 규모이다.

인근에는 대형아파트 3개가 있고 인근슈퍼 만해도 7개나 있다.

대형슈퍼에서 판매가 가능한  빵가게. 세탁소, 정육점, 노점상 등의 한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미 이 업체는  구청에 건축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구청에서는 건축허가 민원처리 연장을 해도 3월 3일한에는 법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한 허가를 해주야 하는 상황이다.

답답한 슈퍼조합은 사업조정신청을 하고 있지만 부산 남포동에 탑마트가 입점을 철회했던 사례가 있으니 손 놓고 있기에는 희망은 있다.

  또 하나의 기대는 관련법개정이다.

대형마트와 SSM을 규제하는 유통상생발전법 개정안을 해마다 국회의원들이 발의를 하지만 통과하지 못하는 이유,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다행히 최근에 우리지역에 조배숙의원이 대표발의를 하였고 개정안에 있는 대형마트의 허가제만 통과되어도 일단 한숨은 돌릴 수 있다고 본다.

  재래시장 살리기 계속될것

  30여년 전 유명간장회사의 CM송이 생각난다.

“맛을 보면 맛을 아는~”  대형마트 편안함에 맛이 들어있는 소비자들 발길을 재래시장과 동네가게로 맛을 들이기 위해 상인들 뿐 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

비록 누군가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 해도 결코 멈출 수 없는 일이다.

비록 밑이 빠진 독이라도 누군가 독을 메우고 신선한 물을 계속 공급한다면 언젠가는 충만하게 차오르지 않겠는가? 소비자운동을 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농민의 딸이자 한 사람의 주부로서 간절하게 희망하며 실천하고 있다.

/ 김보금(전북소비자정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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