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경 시인 두 번째 시집 ‘담쟁이 덩굴의 독법’이 열린시학 기획시선 54편으로 나왔다.
그는 특수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더불어 사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시를 지향하고 있다.
 
팔랑팔랑 날아온 아이, 양 다리가 동그랗게 휘었구나
쿵덕쿵덕 방아 찧는 아이, 왼발이 오른발보다 조금 짧구나
묵묵부답 답답한 아이, 들리지 않는구나
-‘아름다운 불구’ 부분
 
그는 ‘아름다운 불구’에서 재활학교 아이들의 모습을 그렸는데 중요한 것은 단순히 불구의 모습이 그려진다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시인이 긴밀히 호흡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형철 시인은 이것을 “다리가 휜 아이를 ‘팔랑팔랑 날아온 아이’로, 절름발이 아이를 ‘쿵덕쿵덕 방아찧는 아이’로 호명할 수 있는 것은 살을 부비며 살아온 ‘아름다운 불구’아이들과 소통이 켜켜이 쌓였기 때문인 것이다”고 평했다.

온전한 소통이 전제되었기에 때론 오히려 내가 불쌍한 존재가 된다는 것이 ‘고백’이라는 시를 통해서도 나타나 있다.

아이들을 통해 나의 ‘멀쩡함’이 바보 같은 것임을 깨달았을 때 ‘나’는 갱신되는 것이다.

전형철 시인은“나혜경의 두 번째 시집은 일상의 조목들을 독특한 시선으로 관찰해 그 이면의 비밀과 이치를 넌지시 던져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며 “관찰과 소통의 문제는 시인의 시집에서 별개의 문제로 통용되지 않으며 씨줄과 날줄로 작용해 한 폭의 화문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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