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길본사 부사장

보낸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은 어떤 시간을 들여대도 여전히 남는다.

늘 그러듯 시간은 돌고 도는 순환의물리적 현상인지 연속적인 것인지 헤아릴 새도 없이 또 우리는 명절을 쇠었다.

이번 설날에도 전국의 모든 길들이  작년 이맘때처럼 꽉 차버렸다.

그런데 예년과 달리 고향을 찾는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만이 배어 나왔다.

선물 꾸러미를 든 손도 기운이 없어 보였고 애들이 말을 건네도 건성이었다.

고향마을도 어쩐지 썰렁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마을 어귀에서부터  떠 들썩 했는데 조용하다.

모두가 가라앉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실업한파가 깊이 불어 닥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한파에 축 처진 지난 설

그중에서도 짐이 제일 많은 베이비붐 세대 실직자가 전 연령가운데서 가장 빠르게 급증하는 판국이고 보니 사는 것이 그리 즐거울 리가 없다.

구직현장에는 수백 명이 모였지만 대화가 없었고 수 시간 기다렸지만 불평이 없다.

오늘 우리의 삶의 현주소다.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도 오늘 같이 팍팍한 세월 더 이상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다고 마음을 다잡아 봐도 불안하고 그것이 근심이 된다.

IMF 이후 잠시 아랫목은 따뜻했지만 윗목은 여전히 냉돌이었다.

항상 윗목에 앉아 있는 사람들로서는 사는 것이 힘이 들 수밖에 없다.

계절이 바뀌고 달력의 숫자들이 떨어져 나가도 언제나 겨울에 사는 사람들 내쉬는 숨결 속에는 오늘도 하얀 성애가 서려 있는 시름이 한 짐인데 설날이 축제가 될 수가 없다.

금년에는 조금은 숨 쉬기가 편해질까를 기대를 했는데 환율과 유가가 심상치 않다.

새해 벽두부터 예상 밖의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정치권에서는 자기들 입맛에 맞춰 아전인수 격으로 민심을 재단하고 있다.

민심은 벼랑 끝에 있는데도 새종시 문제로 온 나라가 어지럽다.

국익이나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당리당략에 따라서 국민을 현혹하며 마치 치킨게임을 하는 인상이다.

많은 국민은 대한민국이 세종시에 함몰되고 있다고 불만이다.

우리사회의 갈등과 혼란과 대립을 정치권에서 선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난해지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

가난해지면 사랑하는 가족들이 흩어지게 된다.

안정된 직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이 시대의 절체절명의 과제다.

이명박 대통령이 엊그제 청와대에서 국가고용전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정부가 만드는 자료를 보면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다”고 질책을 했다.

“너무 구태의연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한 번도 일자리 걱정을  안 해본 엘리트들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 한다”고 말했다.

 마음 추스리고 견디다 보면…

수확할 희망이 없다면 농부는 씨를 뿌리지 않을 것이다.

이익을 거둘 희망이 없다면 상인은 장사를 하지 않을 것이다.

서푼을 받더라도 안정 된 직장을 마련하는데 정책의 일 순위가 돼야한다.

경제적 약자는 안정 된 직장만 보장받을 수 있으면 서푼을 받더라도  부자  부럽지 않다.

어려움에 처해 있는 모든 이들 또한 오는 해가 가는 해의 끝자락에 있듯이 희망은 절망의 끝자락에 있을 터 좋을 때가 있으면 나쁠 때도 있듯이  끝없는 것처럼 보이는 불황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다.

마음 추스르고 견디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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