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금전북소비자정보센터 소장

이른 새벽, 동네슈퍼 아저씨는 오늘도 승합차속에서 자고 있다.

늦은 밤까지 가게 문을 열고 밖에 내놓은 물건들을 살피려고 차 속에서 담요를 덮은 채 한데 잠을 자고 있다.

봄은 오고 있다지만 차가운 날씨에 아프지나 않을까, 자동차는 과열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십 년이 넘는 단골이라고 가끔은 덤도 주고 어린이날, 어버이날은 음료수와 과자 몇 개씩 담아 방문하는 소비자에게 나누어주는 이벤트도 나름 하지만 갈수록 장사는 어려운 것 같다.

 가격 할인전쟁 동네가격 타격

이러니 대형매장에 갈 일이 있어도 동네 슈퍼 생각하면 죄를 짓는 맘이다.

요즘 대형마트는 서로 간에 삽겹살과 라면으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전쟁은 대형매장들이 하는데 동네 가게가 피해를 고스란히 안고 있다.

이태 전 국제 곡물가격인상으로 밀가루가 원료인 라면에서 동네 자장면, 단팥빵 가격까지 올랐다.

하지만 작년에 다시 국제밀가루 가격 인하로 소비자 단체에서 꾸준히 원가공개 및 가격 인하를 요구하자 드디어 과자 가격과 밀가루, 라면 가격이 찔끔찔끔 내리기 시작했다.

24년간 꿈쩍 않던 신라면까지도 내린 것은 밀가루 가격의 인하 요인도 있지만 대형마트간 최저 가격이라는 마케팅 때문이다.

삽겹살에 이어 라면전쟁으로 이어진 최저가격차별행사로 대형마트가 입는 이익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알만 한 사람은 다 안다.

우리 소비자들이 분식점 차릴 만큼 대량으로 라면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보통 가정에서 라면 한 개 20원씩 싸게 사서 부자 될 것도 아닌데도 대형마트의 전략에 따라 소비자들이 대형매장에 발길을 옮기고 있다.

이는 전략적 가격 설정에 따라 낮은 가격을 매겨 고객을 모은 뒤에 다른 상품의 구매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이들 전략에 부응하기 위하여 소비자들은 이왕 기름 값 소비하면서 찾아간 마트에서 라면뿐 아니라 생활용품까지 충동 구매하는 소비자들 덕분에 최저 가격 전쟁을 치르는 대형마트의 패자는 없다.

소비자들 덕분에 대형마트 잘 되고 있으니 적어도 수익의 일부는 그 지역 공익사업에 좀 배풀어야 한다.

 판매금액 일정부분 환원해야

작년 4/4분기에는 연말과 성탄절이 있어 공익 명분도 많았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를 환원하라고 말은 안 해도 지역에서 판매금액의 1%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은가?이번에 우리단체가 간사 단체로 있는 상생협의회에서 조사를 하고 보니 전주시내 대형매장 7개소의 공익사업 총 금액은 0.19%인 1억9천400만원이다.

이제 겨우 두 번째 협약이행 여부를 살펴보는 상황에서 지역 점장의 권한은 한정되어있지만 앞으론 달라져야한다.

이익금의 지역환원과 더불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기대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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