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군산)

민주당 도당위원장이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게 되었기 때문에 필자는 6ㆍ2지방선거의 현장을 관리하는 책임을 짊어지게 되었다.

한국의 지방자치는 90년대 초 김대중 야당총재의 민주화 투쟁과정에서 얻어낸 성과물로서 20년의 역사를 갖게 되었다. 민주주의의 뿌리라고 생각한 지방자치가 한국 정치발전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는 생각되지만 지역발전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주민이 직접 뽑은 자치단체장들이 대통령이나 중앙부서들의 눈치를 보는 대신 유권자인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호감을 얻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은 분명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긍정적 변화라 생각된다. 그러나 4년 내내 선거운동 같은 지방행정 태도는 과연 지역발전을 위해 한정된 인력과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였는지 의문의 여지가 많다.

선거로 뽑힌 선출직뿐만 아니라 자치단체의 거의 모든 직원들이 마치 임명권자의 선거캠프에서 일하는 사람들처럼 전시행정과 홍보성 행사에 몰두 하는 것은 지역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정당은 좋은 인재 공천해야

지방선거의 진정한 목적은 지역발전과 주민생활편익 증진에 가장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하는데 있고 동시에 민주적 선출절차를 거침으로써 중앙의 부당한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정치적 힘을 갖게 하는데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목적에 부합하는 지방선거가 되려면 무슨 노력이 필요할 것인가.
 
첫째로 정당이 후보 공천을 공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남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택되고, 영남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선택되는 것이 당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정당이 제대로 된 인물을 공천하지 않으면 결국 좋은 인재들이 뽑히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6ㆍ2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채택한 국민참여경선이나 당원경선은 정당지도부의 내부선택보다는 유권자나 당원들의 선택권을 존중하자는 취지인데 선거권자를 실어 나르는 동원경선의 폐해가 걱정이다.

이 폐해를 줄일 수 있는 전화 여론조사나 인터넷 투표방식이 무리 없이 도입될 날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둘째로 본 선거과정에서 돈으로 조직을 가동시키고 유권자를 매수하는 행위가 엄단되어 깨끗한 선거가 되도록 해야 한다. 돈 선거는 부도덕의 차원을 넘어 좋은 인재들의 선거 참여를 가로막는 해악이 있다. 아울러 유언비어를 유포하거나 흑색선전물을 뿌리는 악습이 아직도 남아있다.

중앙선관위의 엄정한 감시 활동과 사정당국의 철저한 불법행위 색출이 필요하다.

셋째로 유권자들의 인물 선택기준이 달라져야 한다. 나와 얼마나 인연이 있고 얼마나 가까운 사이에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역을 위해서 얼마나 청렴하고 성실하게 일할 수 있는 능력과 비전이 있는 사람인가를 기준으로 선택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비전과 능력은 각종 선거 공보물을 통하여 유권자들에게 정보로 제공되지만 결국 상대적 차이를 식별할 수 있는 것은 공개 TV토론이 가장 유효하다.

 유권자들도 인물중심 투표를

나와 가까운 사람을 선호해서 사적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확률이 낮은 게임인데 반하여 유능한 사람을 뽑아서 지역발전의 이익을 나눠 갖게 될 수 있는 확률은 매우 높은 것이기 때문이다.
 
도지사나 시장ㆍ군수를 제대로 뽑으면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돼서 기업을 유치하여 일자리를 만들고 자영업을 번창하게 해주며 자녀 교육사정이나 문화ㆍ체육환경도 크게 변화 시킬 수 있다.

또한 기초의원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뽑히면 지역사회를 흐려놓게 될 것이다.
 
오는 6ㆍ2지방선거에서 전북지역은 민주당이 공천을 제대로 하고, 본 선거가 깨끗하게 치러지며, 유권자들이 인물중심으로 투표를 하게 되면 그것이 전북발전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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