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길 본사부사장

때늦은 눈이 아무리 많이 내렸다하더라도 밭두렁에도 길섶에도 파릇파릇 풀이 돋았다.

오래지 않아 노랗고 빨갛고 하얀 꽃들 또한 활짝 필 것이다.

봄은 소망이고 분명 희망을 담는다.

죽었던 나무에 순이 솟고 시냇물이 소리를 낸다.

겨울에 닫쳐 있던 벌레들도 꿈틀댄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켠다.

행복하다. 그런 환상 속에서 살게 하는 것이 3월이고 봄이다.

억누르는 것들, 이유도 없이 숨 막 키게 하는 것들, 굴욕과 분노의 삶속에서도 여전히 왜 내일을 기다리며 사는가를 봄은 그 모든 것을 가르쳐 줄 것이다.

산이 있고 물이 흐르고 보리가 자라고 종달새가 노래한다.

 꽃피는 춘삼월, 잠시 숨을 돌리자

신문이 왔다. 펴 본다. 텔레비전도 켠다.

여전히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청년들의 한 숨소리가 가득하고 숙련 된 직장인들 역시 직장을 잃고 길거리를 헤매고 있다는 것이 뉴스가 되고 있다.

자식을 죽이고 부모를 죽이고 막가는 세상이 된 것 같다.

답답하다. 신문에 실린 모든 것들이 우중충하기만 하다.

잠시 숨을 돌려 보자.

그래서 생명의 신비를 공감해 보자.

봄은 꽃피는 시절이다. 향기의 계절이다.

눈에다 불을 켜고 살아가는 것을 못 배운 우리들이 바보일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남촌에 사는 돈도 많고 권력도 있는 사람인데 걱정이 많은가 보다. 나이 사십에 백발이 됐으니 ..”
근심 걱정 없는 사람이 없다는 말일 것이다.

빵집에서 흘러나오는 냄새만으로도 행복하지 않는가.

화창한 봄날 곧 있으면 꽃이 흐드러지게 필 것이다.

그 모든 소망들을 가르쳐 줄 것이다.

철부지라는 말에는 두 가지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 어른스러운 데는 조금도 없고 철없이 보채는 어린애처럼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고 절(節)부지(不知) 즉 절기를 모른다는 의미로 쓰인다.

깊이 새겨보면 자연의 이치에 거슬리지 말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야 한다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름의 무더위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맛있는 포도주를 마실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계절의 그 참뜻을 누구나 이해할 수가 있을 것이다.

어느덧 금년도 3개월이 지났다

이쯤 되면 새해 첫날 아침의 맹세가 희미해진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그 기회를 자연이 준다.

느슨해질 즈음 다시 봄이라는 계절의 시작으로 재출발의 기회를 준다.

 절망 속 희망 메시지 '활짝'

세상에 치어서 다친 내 감정 남들은 노란 개나리꽃이 아름답다고들 하는데 별로일지라도 이봄 큰 숨을 들여 마셔 보자. 화분이라도 좋다. 꽃씨를 심으면서 생명에 관한 사색을 해보는 것도 손해 될 리 없을 것 같다.

내일은 오늘보다 낫겠지 그리고 이달은 지난달 보다 나아지겠지 하며 사는 것이 바로 인생살이 아닌가.
그날그날을 즐겁게 만들어서 살면 된다.

건강을 잃은 환자에게 반드시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믿음을 우리는 희망이라고 부른다.

일터를 잃은 가장에게 직장을 얻지를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이 봄 희망의 메시지가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모두가 만면에 웃음이 가득한 봄이 됐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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