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전주삼천초등학교 교장

 요즘 우리 교육정책을 꼬집어 ‘출렁인다’고 표현한다. 다시 말하면 일관되게 100년을 내다보며 수립되고 추진되어야 할 교육정책들이 자주 바뀜으로써 좋은 대학 진학에 최고의 목표를 두고 자녀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판단할 수 없어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입시와 진학에 온통 전력 질주하는 학생, 교사, 학부모가 겪는 혼란은 상상을 초월한다.

 몇 년 전까지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사교육비를 투자하면서까지 열심히 공부시킨 학부모들의 가장 큰 목표는 의대나 법대 입학이었다. 그러나 이 꿈은 몇몇 상위그룹에 속하는 학생들에게나 어울리는 풍경이었다. 대부분의 일반적인 고등학생들의 최대 목표는 수도권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들어간 대학생활, 그러나 요즈음 대학 2,3학년 학생들의 최대 목표는 공무원 고시에 합격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또한 대학 4학년생들은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안정된 직업을 얻는 것이다. 실제로 대학가에서는 졸업을 미루면서 취업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자꾸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원인을 따져보면 결국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만든 것도 청년들을 실직자로 내 몬 것도 모두 사회를 넓게 보지 못하고 매사 근시안적으로 이끌어간 어른들의 잘못이다.

아직도 출렁이는 교육정책은 어디가 처음이고 끝인지 가늠할 수가 없다. 우리 대학생들의 고민은 입시제도가 아니라 일자리가 해답인 것 같은데 대학 입시제도만 탓하고 있으니 걱정이다.

 서양 사람들처럼 특별히 대학에서 공부해야 할 분야를 제외하고는 기술직, 서비스직, 기능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자기가 일하는 분야에서 학벌이 아닌 능력으로 보수를 받는 직업체계만 구축된다면 학생들이 그 치열한 입시경쟁에서 해방될 수 있음은 물론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걱정도 없을 것이다.

또한 자기의 능력에 맞는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건실한 청년들이 든든한 이 나라의 대들보로써 한 몫을 당당하게 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대학 입시제도를 향한 노력만큼 일자리 창출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위정자들과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층 인사들에게는 날로 발전하는 과학의 위력 앞에 사람들의 일자리가 감소되고 기계의 힘에 의해 사람들의 노동력이 무력해지는 현실을 제고할 수 있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휘지 않고 기초가 튼튼한 건물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나라를 떠받들고 있는 국민들이 건실하게 존재해야 한다. 특히 청년들이 굳건하게 지켜내는 경제활동으로 어떠한 시련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탄탄한 국력을 길러야 한다.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할 인재들의 일자리를 창출해 내어야 한다. 이를 통해 소신껏 자기의 능력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경제를 살린다고 구조조정이라는 칼날로 일자리를 오히려 줄이는 해프닝은 더 이상 벌어지지 않아야 할 것이다.

 오륙도, 사오정이 더 이상 생겨나서는 안 될 것이다. ‘오륙도’에 해당하는 사람들만 하더라도 이제 자녀들의 더 큰 교육비가 필요할 때이다. 하물며 ‘사오정’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러한 방식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진다면 우리 경제가 회복되리라는 기대는 더욱 멀어지게 될 것이다.

 안타깝던 IMF 시대를 거울삼아 하루빨리 교육정책에 버금가는 재정투자와 연구 활동으로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학벌과 관계없이 능력에 따라 월급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보수체계도 연구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이렇게만 된다면 우리나라의 앞날은 확실히 보장된 미래를 향해 줄달음 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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