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일주일째인 1일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경기 평택 해군2함대는 시간이 갈수록 침통한 표정 속에 적막감마저 흐르고 있다.

구조탐색 작업이 기상악화로 난항을 겪으면서 실낱같은 희망마저 점차 줄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한순간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가족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순간순간 고비를 넘기고 있다.

실종자 가족협의회 이정국 대표는 "46명의 실종 장병 한명 한명이 이곳 가족들에게는 모두 내 자식, 남편, 형제"라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샌 지 엿새를 넘기면서 가족들도 지쳐가고 있지만 기적을 바라는 마음은 하나 같다"고 말했다.

연일 계속되는 기상악화는 이날 새벽 예정됐던 구조탐색작업도 가로 막았다.

이제나 저제나 하루빨리 실종자들을 물 속에서 꺼내 주기를 바랬던 가족들 사이에서는 탄식이 흘러 나왔다.

건강상태도 점차 한계에 이르러 탈진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밤 사이 2명이 실신해 병원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

2함대는 실종자 가족이 머물고 있는 사령부 안 동원예비군교육장에 의료지원센터를 설치하고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고 있다.

센터에서는 전날(지난달 31일)부터 이날 오후까지 23명이 감기 증상 등으로 소염제와 진통제 등을 타갔다.

이런 상황에서 한 방송이 전날 실종자 시신이 발견됐다는 보도를 내 가족 한명이 실신하는 등 큰 소동이 벌어졌다.

가족들은 "오보도 정도가 있지 사람 목숨이 걸린 문제인데 이럴 수는 없다"고 분개했다.

일부 가족은 또 "가족들 가슴에 이 같은 엄청난 대못을 박을 수 있느냐. 기자들 보이기만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지금껏 참아왔던 울분을 언론을 향해 토해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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