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유치하면 일자리 늘어나는 거 당연하지. 그런 거 말고, 일자리개발을 위한 구체적 프로그램을 만들어라”

15일 오전 도청 간부회의에서 일자리 관련 정책을 논의하던 중 김완주 지사가 간부들을 질책하며 던진 말이다.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일자리가 아닌, 일자리 창출을 위한 행정적 전략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김지사는 지난 14일 일자리 만들기가 도정의 기본이 되도록 일자리를 중심으로 민선 5기의 실·국·본부를 재편했다.

기존의 투자유치국을 민생일자리본부로 바꾸고, 환경·녹색·문화·농식품·복지·장애인 등의 일자리 개발을 위해 각 국 별로 일자리 담당 10개를 추가로 배치했다.

그러나 조직개편 이후 첫 회의에서 각 실·국·본부장들이 일자리 대책 마련을 위한 구체적 프로그램은 내놓지 못한 체, 임시 땜질 식 일자리만 보고하자 ‘논의’를 위한 회의 분위기가 순간 ‘일방적 질타’로 뒤 바꿔 버렸다.

김 지사는 이 날 “막연한 목표와 숫자에 연연한 정책 말고, 업무의 방향을 새롭게 해 시각을 달리해 봐라”고 주문했다.

특히 “기업유치를 통한 일자리 마련은 당연한 결과 아니냐”며 “고용기금을 마련해 고용훈련을 장려하거나 맞춤형인력을 양성하고, 조례를 정비하는 등의 제도를 뒷받침할 행정적 세부 안을 만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또 추가적 대책 요구도 잇따랐다.

김 지사는 “그동안 각 실국에서 만드는 자료를 보면 취업에 대한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구태의연한 일자리 창출 아이템은 필요 없다”며 “지난 선거기간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직을 하고 싶다’고 했던 한 취업준비생의 절박함을 도 일자리 정책에 방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용의 질적 성장을 기대하는 취업 준비생들을 위해 의미 없는 보고서나 내놓는 관료들에게 신발 끈 단단히 매고 제대로 일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의에 참석했던 도청 모 간부는 “원래 일 욕심이 많은 건 알고 있지만 조직개편을 바탕으로 세부적인 일자리 정책을 논의하면서 목표치가 최 절정에 다다른 것 같다”며 “막연한 목표를 배제하고, 행정에서 할 수 있는 제도적 정비를 요구하고 있어 공무원들은 머리를 쥐어짜야 할 판이다”고 전했다.

'미스터 일자리'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재선에 성공한 김지사는 6·2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7개 분야 44개 공약을 제시했었다.

청년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민생도정, 교육예산 지원 확대에 따른 인재 육성, 새만금 내부개발, 문화와 관광, 생활체육 육성, 농업경쟁력 강화, 동부권 개발사업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놓았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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