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국제한식조리학교 설립을 위한 주관기관으로 전주대학교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섰지만 정부의 부정적인 입장으로 사실상 물 건너갈 전망이다.

16일 도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정부 산하 한식재단 내에 부설 교육기관으로 한식조리인력양성 분야를 설치해 운영할 수는 있으나 그 시기가 이르다는 것. 더욱이 한식과 관련된 학과가 있는 대학을 특성화 대학으로 양성하는 방안이 있는데도 별도로 조리학교를 설립하는 것은 정부의 정책기조인 실용적인 측면에도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북도가 1년 이상 공을 들인 사업이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에 놓인 것. 도는 내년부터 6년간 총 사업비 248억원을 들여 연면적 6천㎡에 조리학교와 부설한식당, 한식문화교육관 등 교육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었다.

이를 통해 프랑스 르꼬르동블루와 미국 CIA와 같은 국제한식조리학교를 건립, 국가식품클러스터의 가교역할을 기대하며 정부에 설립 당위성을 어필했다.

도는 또 지난 4월 사업주관기관으로 전주대를 선정하고 민자확보 방안까지 마련, 농식품부를 방문해 신규사업 반영 등을 요청했다.

앞서 2월과 3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농식품부 및 주요 인사들의 도내 방문에서도 사업의 필요성을 적극 건의하는 등 추진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정부가 한식조리특성화 대학을 선정해 인프라를 키우거나 해외 유명 요리학교에 한식강좌를 개설하는 방안 등이 실용적인 대안으로 보고 있어 그 동안 추진해온 한식조리학교 설립은 당분간 논외로 내몰리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도 관계자는 “그 동안 세계인이 즐겨 찾는 전통한식 실현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국제한식조리학교 설립을 위해 내년도 초기사업비 등의 지원을 건의해왔지만 정부의 실용주의 정책기조와 시기상조 등의 입장을 보이면서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한식조리 특성화 대학과 고등학교 모집을 공고했다.

지원대상은 특성화 대학의 경우 한식조리학과를 개설하고 있거나 1년 이내에 한식 조리 관련 학과를 개설하고자 하는 대학, 고등학교는 조리 관련 학과를 개설하고 있는 고교 중 1년 이내 관련 학과를 개설하고자 하는 실업계 고교 등이다.

대학과 고교 모두 2개 기관씩 선정, 대학은 4년간 고교는 3년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최규호기자 ho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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