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엔지니어링 업계 중 도로설계분야가 정부의 4대강 사업 등 과도한 사업추진과 예산배정의 불균형 등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21일 도내 엔니어링업계에 따르면 올해 SOC(사회간접자본)부문 예산은 25조1000억원이며, 2009~201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상 내년도 SOC예산은 25조3000억원으로 잡혀있다.

이 중 4대강사업에 투입되는 올해 예산은 재정과 수공을 포함해 6조4000억원에 이른다.

또 내년 투자규모는 6조8000억원으로, 전체 예산에 30%에 달하는 등 전반적인 SOC사업별 재원배분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4대강을 제외한 분야에서는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특히 지역 엔지니어링 업계 중 도로부문 관련 업체들은 이로 인해 신규물량이 발생하지 않는 등 예산배정 불균형에 따른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게다가 도내에서 간간히 진행되고 있는 도로공사설계 대부분도 외지 대형 업체가 독식, 지역 업계의 설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해 발주한 물량을 가지고 설계하고 있는 일부 업체도 올 하반기면 모두 소진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도내 엔지니어링 업계는 4대강으로 모든 예산이 집중되면서 각 지자체들의 예산은 줄고, 부족한 예산을 각 단위사업별로 이리 저리 쪼개다 보니 공사기간만 늘어져 피해가 크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도내 엔지니어링사의 한 관계자는 "새만금 내부개발이 본격화 되고 있지만 지역 업체의 참여는 사실상 어렵고 각 지자체들의 도로부문 예산배정은 갈수록 줄어 현재 전주지역에는 15년 이상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곳도 있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올해 국토부의 예산편성은 4대강 외 신규사업을 최소화하고 있어 도로, 철도, 항만 등 다른 신규 SOC사업은 국정과제, 30대 선도프로젝트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더욱이 내년 SOC예산 배분 역시 올해보다 더욱 4대강에 집중될 전망이다.

따라서 SOC예산이 합리적인 타당성검토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배정되다 보니 그 후유증으로 인한 지역적인 편차가 계속될 거라는 게 업계와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건설협회 전북도회 관계자는“SOC 분야는 적정한 배분을 통해서 예측가능한 선에서 진행해야지 어느 한쪽에 일시에 몰아주면 앞으로 심각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며 "타당성 검토와 함께 객관적이고 명확한 매뉴얼을 만들어 이를 철저히 지키는 예산배분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강조했다.

/왕영관기자 wang3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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