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도교육의원 감투싸움

 6·2 지방선거를 통해 전북도의회에 입성한 교육의원들이 교육현안보다 교육위원회 상임위원장 자리가 우선이라며 본회의 등원을 거부, 본분을 망각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3면> 더욱이 김승환 교육감 취임 이후 조직개편과 일제고사, 교육장공모제, 초등학생 성폭행 문제 등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정작 교육의원들은 감투싸움에 교육학예행정이 뒷전으로 내몰리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전개될 위기에 놓여 있다.

교육의원들은 상황이 이런데도 감투를 차지하려는 데 혈안이 돼 있어 이 같은 파행이 지속될 경우 그 피해는 애꿎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가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15일 전북도의회에 따르면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 제272회 임시회가 열린다.

제9대 전북도의회 공식적인 의정활동이 시작되는 셈이다.

이번 회기에선 도정과 교육학예행정에 관한 업무보고는 물론 민선5기 전북도 첫 조직개편과 김승환 교육감 체제의 첫 조직개편안이 제출된 상태다.

이에 도의회 의원들과 교육의원들의 꼼꼼한 의안심사가 필요한 때다.

그러나 정작 도의회는 교육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둘러싸고 교육의원들이 지난 5일 원구성부터 이날 임시회까지 등원을 거부하며 상임위원장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현재 교육의원은 김규령·김정호·박용성·유기태·최남렬 의원 등 5명. 이들은 원구성 전 한나라당 이계숙 의원과 ‘희망전북’이라는 교섭단체를 구성,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몫을 요구했다.

특히 교육위원회 상임위원장은 교육을 전공하고 현장에서 오랜 기간 교직생활을 통해 몸에 밴 경륜을 두루 겸비한 교육전문가가 맡아야 한다는 당위성을 피력해 왔다.

반면 도의원은 도 교육청 내 교육위원회와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현격한 차이가 있는 데다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는 만큼 교육학을 전공한 도의원이 맡아도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양 교섭단체간 갈등의 골이 좀처럼 메워지지 않으면서 오는 19일 예정된 교육위원회 상임위원회는 반쪽자리 상임위원회로 전락할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교육의원은 또 이날 본회의 개회에 앞서 자체적으로 회의를 갖고 의사일정에 불참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정호 의원은 “민주당 도의원들이 다수당이라는 점을 이용해 힘의 논리로 교육위원장까지 차지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상임위원장은 교육의원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교육현안 차질이 우려된다는 질문에 대해선 “교육행정은 차후 문제이며 상임위원장 자리가 우선”이라고 답했다.

교육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하지 않는 한 정상적인 상임위 활동은 없다고 못박은 셈이다.

이처럼 교육의원이 교육행정을 내팽개치고 상임위원장에 매몰되면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전주시 평화동에 거주하는 학부모 이모씨(45)는 “진보성향을 띤 교육감이 취임하면서 찬반 의견이 쏟아지고 교육정책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상황에서 정작 이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교육의원들이 상임위원장에 목메는 것은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합의점을 찾아 학생과 학부모가 마음 놓고 공부하고 뛰어 놀 수 있도록 역할과 기능을 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규호기자 ho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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