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사가 나무이야기를 하고 있다.

소살소살, 전주한옥마을 한옥과 한지, 나무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여름방학을 맞아 전주한옥마을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옥,한지, 한식 등 한스타일을 테마로 하는 한스타일 따라잡기’와 경기전 나무이야기와 한옥마을 일대 600년 은행나무, 오목대 당산나무, 향교 은행나무 등 나무를 테마로 하는 ‘소살소살 나무이야기 투어’가 개발돼 이달부터 본격 운영된다.

전통문화의 핵심 브랜드인 전주 한스타일사업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보는 ‘한스타일 따라잡기’투어 프로그램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동안 전문 해설사와 함께 전주한옥마을 일대를 2개 코스로 나누어 한옥과 한식, 한지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중 한스타일 따라잡기 A코스의 경우 전주한옥마을관광안내소를 출발해 천양제지~김혜미자한지공예연구소~전주전통한지원~승광재(설예원)~전통술박물관~공예공방촌지담~한옥생활체험관~골목~동락원~아세헌~한방문화센터~공예품전시관(한지관)을 돌아보고, B코스는 전주한옥마을 관광안내소를 출발하여 오목대에서 한옥마을을 조망한 뒤 양사재~동헌~장현식 고택~향교로~학인당~강암서예관~은행로 공방탐방~공예품전시관(한지관)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대나무숲

경기전 나무이야기는 경기전에 있는 40여종의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화해 전북녹색연합과 공동으로 오는 10일부터 11월까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동안 운영된다.

또한 경기전 나무이야기를 비롯해 한옥마을 은행로에 있는 600년된 은행나무, 그리고 500백년 된 오목대 당산나무, 그리고 전주향교 은행나무 등 한옥마을 내에 있는 노거수 이야기도 경기전 나무이야기와 한옥마을 나이트투어, 골목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해줄 계획이어서 풍성한 한옥마을 해설투어가 기대되고 있다.
 

【한옥마을 나무이야기 스토리텔링】
 
▣ 경기전 나무 이야기
 
경기전이 오랫동안 관광객과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이유 가운데 하나는 도심 속에 담긴 고풍스러운 모습과 우거진 수목 덕분이다. 경기전에는 다양한 수종의 나무가 있다. 경내의 나무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것도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것이다.
 
-은행나무
경기전 정문 주차장 쪽에 있는 은행나무는 경기전의 오랜 역사를 담고 있는 대표적 나무이다. 정유재란 후 경기전 증축 기념으로 시공 책임자가 식재한 나무라고 알려져 있다. 수령이 400여년에 이르며 경기전 대표 수목임을 후대에 알리기 위해 보호수로 지정됐다. 늘 같은 자리에서 사람을 품어온 은행나무, 경기전 역사를 모두 알고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소살소살 그 이야기를 듣고 싶다.
 
-느티나무
먼저 경기전에 들어서면 느티나무가 반긴다. 늘티나게 서있다 해서 느티나무라고 불리운다. 지난날 우리나라의 마을에는 대개 큰 정자나무가 있었는데 정자나무로서 가장 뛰어난 기능을 발휘한 것이 느티나무였다. 그것은 나뭇가지나 잎이 크고 무성하며 고루 사방으로 퍼지고 짙은 녹음을 만들어줌은 물론 병충해가 없고 가을에는 아름답게 단풍이 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정자나무는 마을사람들이 모여서 의견을 나누고 경험을 전달하는 광장으로, 때로는 서당의 선생이 강학(講學)을 하는 민족의 애환이 집결된 곳이라 할 수 있다.
경기전 느티나무는 봄은 푸르고 여름은 녹음을 드리우며 가을은 아름다운 단풍으로 한결같이 사랑을 받고 있다.
 

-회화나무
경기전 사무실 우측으로 평상 있는 쪽에 있는 나무들은 회화나무다. 잎은 아카시아와 비슷한데 가시가 없다. 정유재란 후 증축하고 심어졌다 하니 수령만 400여년에 이른다. 가로수 그늘 아래 지친 심신을 쉬면서 마음을 추슬러 준다. 소중한 공간이 아닐 수 없다.
 
-배롱나무
배롱나무는 7-9월 100일 동안 꽃이 피고지기를 반복한다고 하여 백일홍이라 불리며 나무껍질이 없이 매끈한 몸매를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 청렴결백한 선비를 상징한다고 하여 서원이나 정자 옆에 심었다. 경기전 진전 앞에서 만날 수 있다.
 
-대나무
정전에서 사고로 건너가는 길 우측에 대나무 숲이 있다. 작은 규모이지만 위풍은 당당하다. 대나무는 고고한 기품과 절개를 지키는 군자의 정신으로 사랑을 받아왔는데 전란(戰亂)속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조선의 역사를 지킨 전라도 선비정신과 무관치 않다 하여 경기전의 대나무는 더욱 사랑을 받고 있다. 대나무 숲속 양쪽에 전나무 한그루씩이 자라고 있는데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사극 <용의 눈물><왕과 비> 등의 촬영장소로 유명하다.
 
-잣나무와 능소화
사고로 들어서면 잣나무가 있다. 거기에 능소화 줄기가 있고 그것이 잣나무를 감아 돌아 꽃이 피어난다.
능소화는 일명 어사화라고 해서 문과에 장원 급제를 한 사람이 귀향길에 오를 때 말을 타고 머리의 관에 꽂던 꽃이었다. 양반가에서만 심을 수 있어 ‘양반화’라고도 불리운다.
능소화는 꽃가루에 독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사실은 꽃가루의 미세 구조가 갈퀴와 낚시 바늘을 합쳐 놓은 듯한 형태를 하고 있어서 일단 피부에 닿으면 잘 떨어지지 않고 염증을 일으키기 쉬운데, 특히 눈은 점액이 있고 습기가 있어서 일단 부착이 되게 되면 비비는 행동에 의해 자꾸 점막 안으로 침투하여 심한 염증을 유발하고, 심지어는 백내장 등 합병증에 이르기도 한다. 그래서 실명한다는 속설이 따라붙게 되었다. 꽃가루 못지않게 무심코 이 꽃의 향기를 자꾸 맡게 되면 뇌의 신경세포가 파괴되어 버린다는 학설이 있으니 주의할 것.
경기전 능소화는 전북에서 가장 큰 능소화로 알려져 있다. 
 

600년된 은행나무.

매화나무
 
경기전에는 누워서 잠을 자는 나무가 있다. 전주사고 방향에 있는 등 굽은 매화나무가 그런 모습이다.
오랜 세월 경기전과 함께 동고동락하고 있는 이 매화나무는 봄에는 매화로, 여름이 오면 매실로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매화는 사군자 중 으뜸으로, 지조와 절개, 강인하고 깨끗한 기품의 상징으로 사랑받았으며, 퇴계 이황선생은 매화를 매형(梅兄), 매군(梅君), 매선(梅仙)이라 부르며 사랑했다고 한다. 글을 열심히 읽으면 매화나무에 꽃이 피고, 책 읽기를 게을리 하면 꽃이 시들었다하여 매화를 호문목(好文木)이라고도 한다. 
이밖에도 태실비 가는 쪽으로 상수리 나무가 있고 동쪽 화장실 옆에는 측백나무와 주엽나무가 있다.
 
은행로 600년 은행나무
 
은행나무길에는 은행나무 할머니가 산다. 오백 살 족히 넘은 은행나무 할머니는 온몸에 똥글똥글한 눈을 뜨고 한옥마을 골목을 말똥말똥 내려다보고 있다. 은행나무는 벌레가 슬지 않는 나무로 관직에 진출할 유생들이 부정에 물들지 말라는 뜻에서 향교에 심었다고 한다. 풍남동 은행나무길 은행나무는 조선의 개국공신 월당 최담 선생이 귀향한 후 후진 양성을 위해 학당을 세우면서 전주 최씨 종대 뜰 안에 심은 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풍남동의 은행나무는 조선왕조 500년 간 갖은 풍상을 겪으며 조선왕조의 흥망을 지켜본 산 역사이며 전주가 호남 유학의 본향임을 상징한다. 은행나무길 은행나무는 태조로 공예품전시관 사거리에서 한방문화센터 쪽으로 바라보면 바로 눈 앞이다. 
 

오목대 쉼터 ‘500년 당산나무’
 
한옥마을 은행로에 600년 된 은행나무가 있다면 오목대에는 500년 세월을 한옥마을과 함께 한 느티나무가 있다. 오목대 탐방로에 우뚝 선 500년 된 느티나무는 전주한옥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지켜온 당산나무이다. 주민의 무병과 평온무사를 기원하는 당산제가 매년 음력 1월15일 이곳에서 열린다. 최근에는 전주한옥마을을 찾는 젊은 연인들이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며 이곳 ‘500년 당산나무’를 찾고 있다.
 
전주향교 은행나무
 
은행목들이 몇 백 년 수를 자랑하며 밀밀하게 서 있는 전주향교는 전주천과 한벽루를 반달같이 품어 안고 있다.
대성전과 명륜당 앞마당에 약 4백여 년 정도 된 은행나무가 각각 2그루씩 있다. 은행나무는 향교의 상징적 나무로, 벌레를 타지 않는 은행나무처럼 유생들도 건전하게 자라 바른 사람이 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을날 금화(金貨)처럼 흩날리는 은행잎도 장관이지만, 비 내리는 날이면, 검은 나무기둥에서 풍겨오는 수백 년 묵은 향이 마당의 아름드리 은행나무를 감싸고돌아 코끝을 건드린다./이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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