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바람도 통하지 않는 찜통 같은 방이라 선풍기를 틀어도 소용이 없지만 더운데 세수조차 제대로 할 수 없어 불편하기 짝이 없습니다.

부인과 사별하고 6년째 혼자살고 있는 김 모(63.전주시 덕진구 반월동)씨는 1년이 넘도록 수도와 전기세를 내지 못해 무더위 속에 선풍기조차 틀지 못하는 형편이지만 5년 동안 소식이 없는 아들이 서울에서 고액 연봉을 받는 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읍에 살고 있는 이모(68)씨 부부도 수입이 전혀 없는 데다 한쪽 눈을 실명한 2급 장애인이지만 아들이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해 기본적인 생활도 하지 못하고 있다.

 잘못된 복지정책의 실행으로 섭씨 32도가 넘는 폭염 속에도 선풍기조차 틀지 못하는 벼랑끝 서민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 도내 지자체별로 전체 예산의 30%가 넘는 수천 억 원의 복지예산을 해마다 쏟아 붓고 있지만 정작 이들에게는 혜택이 미치지 못하고 있어 전반적인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한전 전북지사에  따르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작년 63억 1848만9,230원(5~7월) 이었던 전기요금 체납액이 올해는 72억1838만5,500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3개월 이상 전기요금미납으로 단전 대상이 된 경우는 총 3044건으로 지난 2008년 1191에서 2009년 2615건으로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한전 전북지사 관계자는“판매된 전기요금의 회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단전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서민들의 기본생활권 보장차원에서 혹서기 단전유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체납요금액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전주시의 강력한 사용료 징수로 상수도 체납금액은 줄고 있지만 전주지역에서만 지난 6월말 현재 166개소의 급수가 중지된 상태다.

하지만 이들은 지자체에서 일정부분 생활비를 지원하는 기초생활수급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전기와 수도가 끊긴 상태에서 고통을 받는 벼랑 끝 삶이 계속될 전망이다.

부양의무가 있는 자녀의 소득이 많을 경우 부모를 모시지 않아도 생활비를 대주는 것으로 간주해 기초수급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산망에 대상자를 대입해 기초수급 대상여부를 기계적으로 결정하는 현재 사회복지 통합관리망의 개선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전주 순복음 교회 사회문제상담소 김영애 소장은 “생활능력이 있는 젊은이가 현재 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기초수급 지원을 받는 것은 우리 사회를 병들고 게으르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산술적인 계산으로 인해 기초수급자를 선정하는 현재의 시스템을 개선해 실제 돈이 없어 전기와 수도가 끊겨 고통을 받는 노인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호기자·leejh7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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