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저씨'

영화 '악마를 보았다'

올여름 한국 영화계를 뒤흔든 범죄코드 대표영화들인 ‘아저씨’와 ‘악마를 보았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아저씨’는 기대 이상, ‘악마를 보았다’는 기대 이하라는 것이 중평이다.

4일과 12일에 각각 개봉해 3주째 이어진 ‘아저씨’와 ‘악마를 보았다’의 대결에서는 ‘아저씨’가 26일 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평일 하루에 10만명을 모으며 ‘악마를 보았다’를 따돌리고 있다.

‘아저씨’는 꽃미남 이미지에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액션 잘하는 멋진 이미지로 변신한 원빈(33)이라는 대어를 낚았다.

반면, ‘악마를 보았다’는 이병헌(40)과 최민식(48)이라는 기존의 대어들로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영화계는 ‘악마를 보았다’를 더 주목했다.

‘장화, 홍련’(2003),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등의 영화를 통해 주목받는 김지운(46) 감독의 지명도에 기울었다.

하지만 ‘악마를 보았다’는 중박에도 못미치고 있다.

두 영화의 운명을 가른 것은 ‘잔혹성’에 대한 관객의 평가다.

‘아저씨’도 피가 튀고 눈알이 굴러다니는 잔인한 영화다.

그래도 불쾌감은 덜한 편이다.

스릴러가 아닌 범죄 액션드라마라는 점도 영화 콘텐츠를 수용하는데 편리하게 작용한다.

‘악마를 보았다’는 다르다.

무서운 인물의 행동과 환경을 통해 공포와 긴장감을 주려는 범죄 스릴러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2차례나 제한상영가 등급으로 분류했고, 지적을 당한 부분을 3분18초 삭제하고서야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고 개봉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우여곡절 덕분에 개봉 초 관객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이후 ‘역겹다’, ‘마니아들만을 위한 영화’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서서히 외면받기에 이르렀다.

잔인하고 광기를 내뿜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으나 인간의 악마성을 파고들지는 못했다는 반응이다.

영화평론가 전찬일(49)씨는 “전형적으로 봐왔던 영웅이 원빈이라는 꽃미남과 맞물렸고, 잔혹성 시비가 ‘아저씨’에 대한 홍보로 이어져 좋은 성적을 냈다”고 짚었다.

같은 잔혹성 시비였지만 “‘악마를 보았다’는 과도하게 영향을 받았다”는 풀이다.

“잔혹은 영화 속 여러가지 중 하나인데, 그 시비 때문에 ‘악마를 보았다’의 장점과 논의사항들이 묻혀버렸다는 것이 아쉽다.

‘악마를 보았다’는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지만 유수의 해외영화제에서 초청을 받는 등 좋은 평을 듣고 있어 더욱 아쉽다.

” 이들 영화는 누적관객 385만4344명(아저씨), 135만6263명(악마를 보았다)를 기록 중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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