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경천면 불명산 자락에 위치한 화암사는 욕심이 없는 절간이다.

한 채 가옥 규모밖에 안되는 사찰은 공양간과 극락전, 우화루 등 아기자기한 건축물들이 입구(口)자 형태로 옹기종기 모여있다.

산사만이 간직한 고즈넉한 분위기를 오롯이 보여준다.

절간으로 향하는 길은 굳이 무념, 무상, 무애는 아니더라도 옷깃에 묻혀온 시름 한자락은 털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조용하기만 하다.

화암(花巖)이라는 이름처럼 화암사는 꽃바위절이다.

바위를 깎아 만든 듯한 길을 따라 4.5㎞정도 불명산 자락을 오르면 잘 다져진 듯한 평지가 나오고 그곳에서 수백년간 중생을 맞이한 산사가 나온다.

화암사 길은 산길을 깎아 만든 찻길이 있지만 그길은 공사차량만 다닐 수 있는 다소 특별한 길이다.

그 길을 버리고 등산로 쪽으로 향하면 절벽과 절벽 사이 계곡에 놓인 철탑계단이 열한번 굽어지면서 암반 위를 흐르는 맑은 물을 발아래 두고 오르는 147계단이 무척 새롭다.

천연 폭포가 이처럼 아름다울 수 있을까? 수목이 토해내는 물줄기는 거대한 바위를 타고 흐르며 살아있는 폭포수를 만든다.

화암사 가는 길은 오감(五感) 만족의 여정을 만들어준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가 방문객이 마음을 정겹게 만들어주고 맑은 공기 역시 도심에서 쌓인 먼지를 훌훌 털게 한다.

또 푸른 대나무와 자연 식재된 숲 역시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이채로움을 선물한다.

■ 가는길 

17번 국도를 이용, 고산-운주방면을 경유해 완주군 경천면 용복리주유소를 끼고 우회전-구재, 가천리 등 마을길을 지나면 화암사 입구가 나온다.

전주역 앞에서 화암사행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40분 정도 소요되며 금산•운주행 직행버스를 이용해 고산에서 하차한 후 화암사행 군내버스를 탈 수 있다.

/완주=서병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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