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살생부 파문후 정치권 분위기










[서울] 살생부
파문후 정치권 분위기

“그 쪽은 몇 급이야?” “나? 웃겨. O급으로 분류해 놨더라구.”

최근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사석에서 만나면 이
같은 인사말을 주고 받는다. 날씨나 건강 얘기가 아니라 이른바 인터넷 살생부가 의원들의 관심사가 된 것. 이 때문에
전북 의원들은 물론 보좌진들도 살생부 파문을 최고의 화제거리로 삼는다. 실제로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보면 특1등공신 외에는 상당수가 불만족스런
모습이다. 특1등공신이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있는 반면 2등급 이하는 불만에 가득 차 있는 것. 

이처럼 인터넷 살생부가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면서
민주당내 분위기도 급변하고 있다. 일반적인 시각은 신주류 일방(一方)으로 흐르던 권력의 힘이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쪽으로 모인다. 일각에서는 “대선 후 신주류 중심의 독주 체제에 제동이 걸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신주류측은 서둘러 진화시키려 하지만 구주류측은 대세 역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는다.

신주류측은 파문 확산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국민 여론이 당장은 신주류 편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인 것 같다. 국민의 시각에서는
‘유치한’ 권력다툼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다 신구주류간 다툼은 노무현 당선자의 개혁 드라이브 추진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 그래서인지 정동영 정세균 의원 등 특1등공신에 포함된 의원들은 별무응답으로 웃어 넘긴다.

그러나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려는 신주류측과는
달리 구주류측은 연일 강력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 한화갑 대표와 정균환 총무 등 구주류측은 20일 당국의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한 개인의 습작(習作)으로 보기에는 너무 치밀하다는 것. 더욱이 여론이 살생부 파문에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말들이 나오면서 ‘자신감’까지
얻은 모습이다. 

한편 당 안팎에는 살생부 파문과 관련해 “신구주류간
파워 게임에서 밀렸던 구주류측이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살생부에 적시된 내용이 상당히
세밀하다는 점에서 “구주류측 손실도 만만찮다”는 사족이 따라다니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김일현기자
cindy@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