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0년 전만 해도 진안은 인근 무주, 장수와 함께 ‘무진장’으로 불리며 교통이 불편한 우리나라의 대표 오지로 통했다.

서울보다 넓은 면적에 인구는 고작 3만 안팎인 산골이다.

하지만 최근 현대인의 웰빙 열풍과 함께 진안의 때 묻지 않은 자연은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대전-통영간, 익산-장수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비교적 접근성은 좋아졌지만 여전히 진안은 인공의 때가 묻지 않은 곳 중 하나이자 대표적인 청정지역으로 손꼽힌다.

개발이 더디게 이루어져 생태와 환경이 비교적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정한 자연환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자산이다.

올 가을 지난 여름 내린 비로 만수위까지 차오른 용담호를 찾아 가을의 넉넉함과 풍요로움을 온몸으로 느껴보자. /편집자주    

용을 닮은 호수  

용담댐은 진안군 용담면의 행정구역명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용龍'자에 '못潭'자를 써서 '용을 담는 커다란 호수'라는 뜻이다.

담수가 시작되고 나서 하늘에서 용담의 모습을 바라보니 마치 승천하는 용의 모습과 닮아 있어 고을 이름을 붙이는 선인들의 선견지명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용담면 소재지에는 '누을 와'자를 쓰는 와룡(臥龍)리가 있고 본 댐 바로 아래쪽에는 용이 되돌아간다는 회룡(回龍)마을이 있으니 용담댐이 들어선 것이 결코 우연이라고만 할 수도 없다.

용은 기린 봉황 거북과 더불어 신령스런 상상의 동물로 민간신앙에서 용은 물을 지배하는 수신이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은 물을 외면하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

특히 농경민족에게 있어서 물은 생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일찍이 물을 지배하는 것으로 믿어져온 용은 중요한 신앙의 대상이 되곤 했다.

 

  용담호 드라이브  

본 댐의 웅장한 위용만도 큰 볼거리지만 호수를 일주할 수 있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역시 관광자원으로 손색이 없다.

댐 주변을 감싸고 도는 76㎞에 달하는 이설도로는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함께 관광객들을 매료시킨다.

봄이면 용담호가 빛을 발해 상춘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여름이면 형형색색의 꽃길이 주변경관과 어우러져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특히 가을이면, 오색 단풍들이 유혹의 손길을 뻗친다.

용담댐 기념광장을 찾아 본댐의 웅장함을 조망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에는 물기념관과 갖가지 조형물, 조경시설, 휴게소가 설치돼 있어 관광객들이 편히 쉬었다 갈 수 있다.

드라이브를 하다 보면 민물매운탕 음식점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주민들이 내수면 어업허가를 받아 직접 잡은 물고기로 만든 신선한 민물매운탕을 맛볼 수 있다.

 

   용담댐

규모용담댐은 우리나라 4대 강 중 하나인 금강 상류에 만들어진 다목적 댐으로 높이 70m, 길이 498m, 총 저수용량 8억1천5백만 톤으로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다목적댐이다.

1990년에 사업을 시작하여 총사업비 1조5,889억 원, 연인원 130만 명이 투입된 대규모 공사였다.

용담댐이 완공됨에 따라 전주를 비롯한 익산․군산․김제 등 전북지역 일원과 군장 산업기지 등 서해안 개발 사업지역에 연간 4억9200만 톤의 맑고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홍수 시 1억3700만 톤의 물을 가둠으로써 금강 중·하류지역의 홍수피해를 경감할 수 있는 효과와 연간 1억8900만kw/h의 무공해 전기를 생산해 107억 원의 대체 에너지 효과가 있다.

그리고 댐 하류에 하천유지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수질을 개선시키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진안=김종화기자kjh6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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