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의 신임 수장들이 직원들의 비위로 인해 곤혹을 치르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사건들이 매번 신임 청장의 부임 시기와 겹쳐 발생하고 있어 지역 현안 및 업무 파악에 주력해야 할 이들을 더욱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9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적인 업무에 돌입한 강경량(47) 신임 전북지방경찰청장(24대)은 부임과 동시에 직원들의 비위에 대해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강 청장은 이날 취임식 직전에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를 통해 “어제 저녁 늦게 부임해 (직원 비위 사건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알고 있다”며 “이로 인해 도민들께 염려를 끼쳐드린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도적인 변화는 물론, 직원들의 개인 심성, 자세 등을 변화시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청장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지난 7일 풍속업소 단속 과정에서 단속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로 익산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A(38) 경사가 검찰에 구속된 것에 대한 것이다.

A 경사는 지난 5월 16일 오전 0시 20분께 익산시 부송동의 한 노래방을 단속해 미성년자 도우미를 고용한 사실을 적발했으며, 이후 조사 과정에서 해당 도우미가 신분증을 위조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조서에 ‘신분증을 분실한 것’으로 작성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등)를 받고 있다.

검찰은 A경사와 노래방 업주 간에 대가성 금품이 오갔을 것으로 보고 A경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한 A경사가 적발한 노래방과 도우미를 형사 입건한 익산경찰서 소속 B(40) 경사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전북경찰청장이 부임과 동시에 직원들의 비위로 곤혹을 치른 것은 이번뿐이 아니다.

강 청장의 전임(23대)인 손창완 전 청장 역시 부임 초기부터 직원들의 비위 사건으로 인해 진땀을 빼야 했다.

손 청장이 전북경찰의 수장으로 부임할 당시인 지난 1월 8일을 즈음해 전북경찰은 면세유 부정 유통 사건에 대한 무마의 대가로 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소속 경찰관들이 무더기로 적발됨에 따라 기강 해이와 윤리의식 부재라는 여론의 지적을 받아야 했다.

당시 전 부안경찰서 수사과장 A(52)씨는 지난해 3월 31일 면세유 사건을 축소해주는 대가로 주유소업자로부터 2천9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구속됐으며, 전 정읍경찰서 지능팀장 C(47)씨는 2007년 초순 업자로부터 면세유 불법 유출 사건에 대한 선처 부탁 명목 등으로 8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또 전 전주완산경찰서 지능팀장 D씨 역시 업자로부터 금품을 받고 되돌려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는 등 총 3명의 현직 경찰관들이 잇따라 비위 혐의로 적발됐다.

이에 대해 당시 손 신임 청장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도민들께 죄송스러울 따름이다”고 밝혔다.

또한 취임 직후 첫 업무로 도내 일선 경찰서를 대상으로 면세유 사건 처리에 대한 자료 검토와 분석 작업 등 일련의 ‘비위사건’에 대한 뒤처리를 진행해야 했다.

22대 이동선 청장은 전북경찰청으로 자리를 옮긴 뒤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경찰관 권총 살인’이라는 대형 사건이 터진 경우다.

지난 2009년 4월 29일 오전 10시 20분께 군산경찰서 나운지구대 소속 조모 경위(당시 46)가 군산시 경암동 A(여·당시 37)씨의 미용실에서 A씨를 권총으로 숨지게 한 뒤 자신에게도 권총을 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전 청장이 전북경찰청장으로 취임한 같은 해 3월 12일 이후 48일만에 발생한 사건이다.

이 청장은 이에 대해 “전북경찰의 책임자로서 너무도 죄송한 마음이다”며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이 전 청장은 같은 해 10월 열린 전북경찰청 국정감사에서도 직원들의 비위에 대해 질타를 받는 등 이후에도 부적절한 직원들의 처신으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박효익기자 whi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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