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주에서는 세계 여러 나라와 우리의 소리가 어우러지는 축제가 진행되고 있다.

나라마다 나름대로 소리의 독창성이 있어 보고 듣는 이들을 즐겁게 하고 있으나, 그래도 우리의 소리가 정겹게 와 닿는다.

특히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애환과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한 가락이자 가장 친숙한 민요이기에 우리 가슴을 울리고 있다.

여러 가지 아리랑의 노랫말은 자연 속에 녹아든 민초들의 삶과 애환들을 소재로 삼고 있기에 더욱 정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

그 중 아리랑의 원류라고 평가 되는 정선아리랑 노랫말에 “한 치 뒷산에 곤드레 딱주기 임의 맛만 같다면 올해 같은 흉년에도 봄 살아나지”라는 구절이 있다.

먹을 것이 귀해서 야생에 의지하여 살던 시절에는 산에 흔히 자라는 곤드레와 딱주기를 구황식물로 이용하였다는 대목이다.

 곤드레란 곤드레만드레의 상위어로 술이나 잠에 몹시 취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몸을 못 가누는 모양을 뜻하는데, 곤드레나물의 큰 잎이 바람에 이러 저리 흔들리는 모습이 마치 술에 취한 사람의 몸짓과 비슷하다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곤드레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고려엉겅퀴’를 지칭하는 강원도 토착어로 어린잎과 줄기를 나물로 먹는 식물이다.

지금도 고려엉겅퀴를 이용한 ‘곤드레나물밥’은 정선아리랑과 옛날의 어려웠던 시절을 추억하며 먹는 정선의 지역특산 별미로 자리를 잡고 있다.

우리 전통 문화와 토종식물이 만나 생활고를 이겨 낼만한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참으로 반갑기 그지없다.

고려엉겅퀴의 싹이 돋아 어느 정도 자란 어린잎과 줄기를 나물로 먹기도 하고, 5-6월경에 잎과 줄기를 잘라 끓는 물에 데쳐서 그늘에 말렸다가 묵나물용, 국거리용, 볶음용 등으로 요리하여 먹는다.

강원도에서 유명한 ‘곤드레나물밥’은 바로 고려엉겅퀴의 묵나물을 이용하여 만든 요리이다.

잘 말린 고려엉겅퀴나물을 넣어 밥을 짓고 양념간장으로 콩나물밥처럼 비벼 먹는 방식인데, 담백하고 구수한 향이 일품이어서 지역특산의 웰빙음식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고려엉겅퀴는 강원도뿐만 아니라 여름철에 약간 서늘한 산간지역에서도 생육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 재배할 수 있다.

즉 산지에서 반그늘에 공중습도가 높고 서늘한 곳이면 높이 60~120cm정도로 자라고, 꽃은 8~10월에 붉은 자주색으로 가지의 끝에 1~3 송이씩 핀다.

열매는 10~11월에 성숙되는데, 이때 종자를 채취하여 그늘에서 말린 후 저온에 저장하였다가 이듬해 봄에 파종하면 비교적 쉽게 싹이 트기 때문에 소득원으로 권장할 만하다.

고려엉겅퀴도 다른 엉겅퀴 종류처럼 한방과 민간에서 뿌리를 건위, 간장, 해독, 소염, 이뇨제 등의 약제로 사용한다.

그러나 동속 약재로 쓰는 것보다 묵나물 하여 저장한다면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지 쓸 수 있기 때문에 요즘처럼 채소가 비싼 시기에 확실한 대안이 되지 싶다.

/한국도로공사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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