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세계소리축제 결산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가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5일 막을 내렸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조직위원장 김명곤)가 개막 특별기획공연으로 창작 작품을 올리는 등 성공적 축제를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지만 2001년 시작 이후 지난 10년 동안 지적돼온 소리축제에 대한 아쉬움은 올해도 여전, 도민들에게 안타까움을 남겼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는 5일 폐막 기자회견을 통해 올 축제가 성공적으로 치러졌다고 자평했다.

조직위가 주장한 성과로는 먼저 우리나라 공연 예술인들이 축제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전 세계 음악인들과 교류함으로써 새로운 영감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밖에 ‘티티 로빈’과 ‘바빌론 서커스’, ‘아싸오’, ‘이네사 갈란테’ 등 해외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기대 이상으로 뜨거웠고, 흥행을 우려했던 ‘해외전통가무악’은 축제에서 가장 뜨거운 화젯거리가 됐다는 것.

정통 판소리는 물론 창극, 무용, 오페라, 창작판소리, 판소리+다양한 예술장르와의 결합을 시도한 소리오작교, 창작판소리(임진택/이자람 창작판소리 2세대 출연), ‘소리 프론티어(한국 월드뮤직 열전)’ 등 국악과 판소리에 대한 다양한 매력을 느끼고 접할 수 있는 장치들도 풍부하게 마련, 국악과 판소리의 대중화를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또 좌석 점유율은 77.1%로 2008년(72%)보다 소폭 늘었고 유료 좌석 점유율도 34.9%로 2008년(33.3%)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성과를 일정 부분 인정하더라도 10년을 맞는 소리축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도 많다.

특히 매년 10여 억 원 이상을 투입하면서도 축제 때마다 모호한 정체성과 운영 미숙이라는 시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소리축제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먼저 조직위가 ‘소리축제의 새로운 도약’이라며 홍보한 개막작 ‘천년의 소리여행’은 특색과 감동이 없는 무대로 일관해 관람객을 실망시켰다.

한옥마을로 넓힌 공연 무대는 오히려 축제를 산만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고 소리전당 체험부스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컸다.

특히 조직위의 운영미숙을 탓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점도 소리축제의 위상과 관련,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개막식 당일 초청받은 인사가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해 리셉션에 참석치 못하고 되돌아가고 한옥생활체험관에서 펼쳐칠 예정이었던 일부 오후 공연이 갑자기 오전으로 앞당겨져 관람객이 헛걸음 했던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자원봉사자 교육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고 편의시설도 부족, 축제장을 찾은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내년 출범이 유력시 되는 전북문화재단의 사업 범위에 소리축제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축제의 지속성과 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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