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원

전북문화재단 설립이 순탄치 만은 않다.

최근 도의회가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고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도의회는 공룡화를 우려하는 비율(82%)이 높았다고 하고 전북도는 순수문화예술정책을 사업범위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39.5%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후 전북도가 당초 용역안 대로 전북문화재단 설립을 추진할 것으로 밝혀 문화계 내부의 논란과 더불어 도와 의회의 갈등도 불거질 우려가 높아 지고 있다.

  ▲쟁점

예상 1)전북문화재단은 문화예술정책 관련 사업만 가지고 출범한다.

예상 2)전북문화재단은 문화예술정책 관련 사업에 소리축제만 안고 가는 형태로 출범한다.

예상 3)전북문화재단은 문화예술정책 관련 사업에 소리전당 등 시설을 포함해 출범한다.

지난달 28일 도의회는 토론회와 설문조사를 통해 전북문화재단의 모습을 그려 봤다.

문윤걸 예원대 교수는 현재 쟁점은 ‘전북문화재단의 역할과 범위, 그리고 조직구성의 방법과 독립성의 확보문제’라고 주장한다.

지난해부터 갑자기 속도를 내던 전북문화재단 설립이 보다 근본적인 지점으로 되돌아 가 속도를 늦추게 된 것은 바로 이 때문. 지난해 ‘큰 규모 출범 용역안’을 내놓은 측에서는 도의회에서 관련 조례까지 만들어진 마당에 설립이 터덕이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문화권력화와 공룡화’ 논란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이정덕 전북대 교수는 그동안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문화권력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며 권력을 공정하게 이용한다면 별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생각을 밝혀 왔다.

특히 지난 토론회에서 ‘공룡화’ 지적에 대해서는 확고한 반론을 펼쳤다.

소리전당

주요 내용은 △전북문화재단이 공룡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이는 수도권과 대항해서 전북문화예술을 살리고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규모 △앞으로 거대 자본, 거대 기획사를 상대로 문화사업을 경쟁해야하기 때문에 커야 됨 △현재 각 문화시설들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연계효과가 없어 이를 묶어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 등이다.

출범초기 일정 이상의 규모를 갖추지 못하면 전주문화재단처럼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운영과 관련해서도 자율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이사회에 전주, 군산, 익산 외 지역 인사를 할당하는 한편 선임된 대표이사가 능력있는 구성원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재단이 ‘옥상옥’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벌써부터 재단 설립 때 신설되는 자리를 둘러싼 문화계 인사들의 잡음이 발생, 재단 규모와 역할에 대한 재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 맞선다.

문화재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지역 문화계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재단이 지역내 모든 문화집단보다 더 우월한 존재가 된다면 문화적 다양성을 담보하기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문 교수는 “문화재단이 지역 문화계를 대표하고 심지어는 지역문화계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문화재단의 가장 중요한 철학은 ‘지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리축제, 소리전당, 국악원 포함과 관련해서는 현재 민간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기관을 민간전문가에 맡겨야 한다는 논리로 전북문화재단에서 수탁해야 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특히 문화재단의 역량에 대해 현재는 가늠할 수 없는데 출범전부터 위탁여부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이사회 구성에 대한 방법론이 아직 모호해 실질적 권한을 지닌 이사회 구성이 의문시 된다는 지적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전망

도의회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재단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별 의의가 없는 상황. 시기 또한 내년 상반기 안을 꼽는 사람들이 절반을 훌쩍 넘는다.

가장 첨예한 문제는 소리축제, 소리전당, 국악원의 사업 포함 여부. 하지만 시설 포함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해석이 집행부와 도의회 각각 달라 추진 과정에서 양 기관이 상당한 갈등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 전북도는 출범시 순수문화예술정책만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에 못미치는 39.5%로 나타난 만큼 시설을 모두 포함해 가야한다는 입장. 최근 이종석 도 문화관광예술국장은 “설문조사에 따르면 단 하나의 시설이라도 포함해서 재단을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은 만큼 내년 상반기 안에 용역안대로 출범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도의회는 공룡화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소리전당 등 시설을 무리하게 포함 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배승철 위원장은 “도의회가 논란의 중심에 선 전북문화재단에 대한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개최한 토론회인 만큼 그 결과에 대해 집행부가 보다 겸허하게 다루었으면 좋겠다”면서 순수정책기능에 소리축제를 포함하는 수준에서 재단이 출범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전북문화재단의 최종 설립까지 밀고 당기는 논란이 예상돼 최종 결정권자의 의중이 어떠한 지에 따라 그 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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