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친박(親朴) 바람'이 불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아닌,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민주당의 당 대표 공백기간 동안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로 활동한 박 원내대표가 나름대로 자신의 독자 세력을 구축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손학규 대표가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로 취임하자 종전까지 주류(정세균계)와 비주류로 뭉뚱그려 분류돼왔던 민주당의 당내 계파는 정세균계, 손학규계(친손계), 정동영계(DY계), 486계 등으로 보다 세분화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박지원 원내대표가 장기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대표로 활동하면서 대변인으로 임명했던 전현희 의원과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원내부대표단이 그의 측근으로 분류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친박계라는 이야기가 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렇게 분류된 친박계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박 원내대표와 함께 '쌍박(朴) 남매'로 맹활약하고 있는 박영선 의원도 포함된다.

법사위에서 벌어지는 각종 이슈들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박 의원과 협공하면서 박 의원에게 크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사무총장에 임명된 이낙연 의원도 박 원내대표의 측근으로 꼽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지도부가 사무총장 인선을 두고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던 중 박 원내대표가 이 의원을 추천, 임명을 관철시켰다는 후문이다.

한 당직자는 "과거 대통령 비서실장을 하면서 구축한 네트워크 덕에 정보 수집력이 뛰어난 박 원내대표가 당을 조금씩 장악해 가고 있다"고 귀뜸했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개헌 논란으로 박 원내대표에 대한 당내 반발 목소리도 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독자적인 계파를 가진 손학규·정세균·정동영 의원이 개헌에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박 원내대표가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개헌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타고난 정치적 전략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 원내대표가 독자세력 구축에 성공할 수 있을지를 두고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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