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산다라 박…// 머리를 묶어 위로 올리거나/ 짧게 커트했을 때는/ 그저 그런/ 아주 못생기지는 않은/ 평범한 외모의 여자로 보였는데.”

문인 마광수 교수(60·연세대 국어국문학)가 그룹 ‘2NE1’ 1집에 수록된 R&B ‘아파’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산다라 박(27)에게 감흥을 얻어 지은 시 ‘가수 산다라박의 사자 머리’의 초입이다.

산다라 박은 ‘아파’ 뮤직비디오에서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연기를 했다. 이별의 아픔을 승화시킨 듯 사자갈기처럼 길게 헝클어뜨린 머리 모양이 파격적이다. 마 교수는 이 모습에 큰 인상을 받고 시를 썼다.

“허리까지 내려오게/ 머리를 길게 기르고/ 게다가 머리카락들을 부풀려/ 수사자 머리처럼 볼륨을 주니까/ 무지막지하게 섹시해 보이네.”

마 교수는 “산다락 박은 평범한 얼굴을 가진 여성인데 파격적인 볼륨을 준 머리 스타일을 하니 정말 놀랍도록 섹시했다”며 “그런 개척 정신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역시 인공미(人工美)의 승리/ 진짜 머리면 어떻고/ 가발이면 어때/ 너, 꼭 명심해 둬// 자연미인의 시대는 이미 갔다는 걸.”

마 교수는 “이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산다라 박의 머리는 분명 가발”이라면서 “너무 인상적이라 지인들을 통해 알아왔더니 그러한 모양의 가발은 9만5000원이면 살 수 있더라”며 웃었다. “하지만 가발이어도 상관 없다. 인공미로 그런 아우라를 자아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산다라 박을 치켜세웠다.

마 교수는 1977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했다. 1989년 에세이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발표한 이후 노골적으로 성을 묘사하고 지나치게 쾌락주의를 강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즐거운 사라’(1991)가 외설소설이라는 이유로 2개월간 구속됐고, 교수에서 해직되기도 했다. 최근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가 동명연극으로 공연되면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한편, 산다라 박이 속한 2NE1은 2월 현지 대형 매니지먼트사인 에이벡스와 손잡고 정식으로 일본에 진출한다. 미국 힙합그룹 ‘블랙아이드피스’의 리더 윌아이엠(36)이 참여한 미국 진출 앨범도 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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