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학교 2'(1999)의 새침하면서도 성실한 여고생, SBS TV '도둑의 딸'(2000) 중 착하고 순진한 식당집 딸, KBS 1TV '열아홉 순정'의 세련되고 도회적이며 능력 있는 법무팀장, KBS 1TV '거상 김만덕'의 지고지순하며 헌신적인 어머니….

이랬던 탤런트 추소영(30)이 확 변했다. 연극 '남자 따위가 왜 필요해?'에서 화려하고 도도한 외모와 달리 진정으로 사랑할 만한 남자를 찾는 순수한 매력의 '크리스틴'을 연기한다.

그간 추소영이 보여온 캐릭터와 달리 수다스럽고 귀여운 배역이다. MBC TV '강호동의 천생연분'에서 깜찍한 매력을 선보인 그녀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연기로 보여준 적은 거의 없다.

추소영은 "크리스틴은 사회 초년생으로 말괄량이에다 철이 없다"면서도 "진정한 사랑을 찾으려고 애쓰는 귀여운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그 동안 차갑거나 소심하거나 내성적인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다"며 "이전과 다른 성격의 매력 때문에 크리스틴을 연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크리스틴을 위해 제일 신경 쓰는 부분은 '말투'다. "귀엽고 통통 튀게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서른살이 돼 그렇게 하려니 힘들더라"면서 "부담스럽고 힘든 부분도 있지만, 나 같은 사람이 이런 연기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며 웃었다. 남자를 유혹하는 장면에서는 "영화 '마스크'의 캐머런 디아즈와 영화 '시카고'의 무희들을 참조했다"고 귀띔했다.

뮤지컬 '테너를 빌려줘'로 무대에 데뷔했다. 연극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본을 보고 좋은 공부가 될 것 같았다"며 "내가 언제 예술의전당 무대에 설 수 있겠냐는 생각도 했다"고 깔깔거렸다.

드라마와 무대의 차이점은 "편집이 있다는 것과 없다는 것"이라며 "무대는 관객들의 반응을 직접적이고 바로 느낄 수 있어 공부가 많이 된다"고 전했다.

추소영은 탤런트 오승은(30), 배슬기(25) 등과 함께 그룹 '빨강'을 결성하는 등 연기 외에 다양한 재능을 뽐냈다. "호기심이 많은 것 같다"며 "이번 연극에 함께 출연하는 방은희 선배가 그러더라. 나는 성실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그런 부분들을 잘 살리고 싶다"고 바랐다.

연기자로서 최종 꿈은 "내 이름을 확실히 남길 수 있는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다. "아직 영화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며 "대중에게 인상을 깊이 각인할 수 있는 인물이면 어떤 캐릭터든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한편, '남자 따위가 왜 필요해?'는 미국의 작가 겸 감독 리치 슈바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유쾌한 로맨틱 스크루볼 코미디다. 등장인물들의 거짓말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빚어지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황이 웃음을 자아낸다.

추소영 외에 장덕수, 차현정, 방은희, 배수현 등이 출연한다. 2월13일까지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볼 수 있다. 3만~4만원. 극단 현대극장 02-762-6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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