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곳곳에 출몰하는 떠돌이 고양이들로 인해 시민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갑자기 나타나 시민을 놀래키는가 하면, 쓰레기를 뒤져 도심 미관을 해치고 있는 것. 또 발정기를 맞은 암고양이에게서 나는 괴성에 대한 불쾌감을 호소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출산을 몇 주 앞둔 이모(여·30)씨는 지난 23일 오후 10시께 운동 삼아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 인근을 거닐던 중 고양이 때문에 흠칫 놀랐다. 골목 어두운 곳에 숨어 있던 고양이 한 마리가 자신을 노려보며 잔뜩 웅크리고 있었던 것. 이씨는 “날씨도 풀리고 운동 삼아 밖에 나왔는데 하마터면 애 떨어지는 줄 알았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또 “종종 쓰레기통을 뒤지는 고양이들로 인해 놀라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에 사는 강모(34)씨는 “밤마다 들려오는 암고양이의 울음소리 때문에 잠을 못 이룰 지경”이라며 고통을 호소했다.

강씨는 “울음소리가 마치 애기 울음소리 같아 소름이 돋기도 한다”고 했다. 24일 전주시에 따르면 도심 속 떠돌이 고양이들에 대한 이 같은 불만을 호소하는 민원이 매일 1~2건씩 접수되고 있다. 특히 짝짓기 계절인 봄과 가을 등에는 그 수는 더욱 늘고 있다.

이 같은 시민 불편을 고려해 고양이 개체 수 감소를 위한 ‘중성화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개체 수는 크게 줄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번식력이 유난히 왕성한 종의 특성 때문이다. 고양이는 보통 한 해 2~3차례 짝짓기를 해 4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다.

또한 새끼가 출생 후 임신이 가능한 시기까지 채 1년이 걸리지 않는다. 다만 중성화사업이 개체 수 제한에는 다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정확한 개체 수를 파악하는 것은 힘들지만, 대략 전주시내에 4~5천두 정도의 고양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2007년 이후 5년 동안 사업을 진행해 오면서 개체수가 늘지 않는 등 제한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예산이다.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장기적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결국 예산 확보가 효과를 거두기 위한 필수요건인 것이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고양이 불임수술을 위한 사업비 확보가 쉽지 않은 게 작금의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 사업비는 지난해에 비해 약 4천여만원이 삭감된 것”이라며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사업비가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또한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사업비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효익기자 whi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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