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0시1분께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호남고속버스 차고지의 시외버스가 전소돼 있다.
시내버스를 상대로 한 테러가 잇따르고 있어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80여일 째 계속되고 있는 버스 파업으로 인해 경력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이 같은 테러 행위마저 잇따르자 지방청 차원의 전담반을 꾸리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27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26일 0시 1분께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호남여객 차량정비소에 세워져 있던 한 시내버스가 화재로 인해 전소됐다. 해당 버스는 수리를 위해 지난해 12월 8일부터 정비소에서 대기 중인 상태였다.

인근에 사는 김모(50)씨는 “집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깡통을 던지는 소리를 비롯해 요란한 소리가 들려 창문 밖을 내다보니 정비소 쪽에 세워져 있던 버스에서 불길이 치솟아 119에 신고했다”고 했다.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20분 만에 불길을 잡았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불길도 인근으로 더 이상 번지지 않았다. 그러나 버스 1대가 통째로 불에 타 소방서 추산 4천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불길이 최초 기름통 부위에서 시작됐다”는 목격자의 증언과 현장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이번 화재를 자연 발화가 아닌 방화에 의한 것으로 보고 행위자 색출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에는 전주 시내를 운행하는 버스에 돌멩이가 날아들어 차량 유리창 등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파손된 차량은 전주시 덕진구 진북동 한국은행 앞과 금암동 삼성화재 앞, 덕진동 전북은행 덕진지점 앞 도로를 지나던 시내버스 총 3대다.

또 이들 버스에 대한 피해는 이날 오후 7시 9분부터 약 13분에 걸쳐 발생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누군가가 반대편 차선에서 당시 인근을 지나던 버스를 향해 새총에 재운 돌멩이를 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후 나흘이 지나도록 범인은 검거되지 않고 있다.

범인을 확정할만한 결정적 단서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범행 현장 인근에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버스 안에 설치된 CCTV 역시 단서가 될 만한 영상을 촬영하지 못했다. 이에 경찰은 수사 강화를 위해 지난 25일부로 수사전담팀을 재편했다.

관할서인 전주 덕진경찰서 강력팀을 중심으로 운영돼 온 수사전담팀을 지방청 수사과장 지휘 하에 광역수사대장을 팀장으로 두는 한편 인원 또한 25명으로 확대 편성한 것이다. 경찰은 또 조속한 사건 해결을 위해 시민에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전단지 총 5천부를 제작해 배포했으며, 500만원의 신고보상금도 내걸었다. 잇따른 버스 테러와 관련해 아직까지는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경찰은 현재 계속되고 있는 버스 파업과의 연관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피의자가 검거된 테러 행위들 역시 버스파업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여러 차례 드러난 바가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버스를 표적으로 한 일련의 불법 행위는 운전사를 비롯해 승객들의 안전을 크게 해치는 행위인 만큼 하루 빨리 행위자를 검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라며 “이들에 대해서는 전원 사법처리할 계획이다”고 했다.

한편 버스를 망가뜨려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버스 출차를 가로막아 운행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버스파업과 관련해 불법 행위로 경찰에 입건된 인원은 총 192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중 190명이 불구속 입건되고 2명이 구속됐으며, 이와는 별도로 17명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박효익기자 whicks@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