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채무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진흥기업이 또 다시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위기에 처하는 등 연일 살어름판을 걷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효성그룹 자회사인 진흥기업이 지난달 28일 만기도래한 400억원 규모의 어음 중 225억원을 2일 최종 부도직전 막았다.

앞서 진흥은 지난달 중순 193억원의 교환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를 냈으며, 어음 소지자인 솔로몬저축은행의 대납으로 최종부도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이처럼 진흥이 매일 매일 생사에 갈림길에 놓여 위태로운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원인은 금융권의 채권액 중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차지하는 비율이 65%에 달하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워크아웃을 추진키로 최종 결정을 내렸지만 어음 등 상거래채권에 대해서는 진흥이 자기자금으로 결제를 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돌아오는 어음에 대해서도 진흥이 막지 못하면 회생은 불가피할 수 밖엔 없다.

현재 2금융권 대부분은 워크아웃 추진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저축은행은 비 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흥의 워크아웃 개시에 또 하나의 걸림돌은 채권규모도 확실치 않다는 것. 채권단의 지원이 없는 이상, 언제라도 어음이 돌아올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반면 채권단은 실사 후 경영정상화계획(워크아웃 플랜)이 나오기 전까지는 신규 자금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때문에 효성그룹의 대대적인 자금수혈 없이는 연이어 돌아오는 어음을 막기란 사실상 힘들고, 진흥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는 회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A은행 관계자는 "경기불황이 고리를 풀지 못한 상황에서 현금유동성 악화로 부도위기에 처한 건설사가 살아남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장기침체 속에 빠져 있고 채권은행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로 자금지원 등의 세부적인 대안이 없는 기업정상화 작업은 추가 부실을 불러올 소지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진흥기업은 향후 돌아오는 어음을 효성과 금융권의 지원을 받아 해결하고 워크아웃에 들어가기 위해 오는 5월24일 채권단과 채권단과 MOU를 맺을 계획이다.

/왕영관기자 wang3496@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