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2일 열린 전북대학교 식품 생명공학과 학사학위를 받은 허주희, 김윤순씨.
“전공인 식품산업기사 자격증을 2명이 땄고, 7명의 학우가 보육교사 2급을 취득했으며, 이번 학기가 끝나면 16명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게 됩니다. 그야말로 1석 3조의 효과를 보게 된 셈이죠”  

지난달 22일 전북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 학위수여식에서 총장상을 받은 허주희(34, 여)씨가 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보람된 일이었다며 말한 내용이다. 순창군의 만학도 30명이 주경야독으로 지난 4년간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순창분원에서 학점은행제를 통해 식품공학전공 학사학위과정 140학점을 이수해 전북대학교 총장 명의의 공학사 학위를 수여받았다.

이번 학위수여자는 2007년에 제1기로 입학한 40명중 30명으로, 그 중 절반이 넘는 16명이 40대 이상이며, 그 중 7명은 50대 이상이다. 특히 깐깐하기로 소문난 전북대학교 학점 취득에 있어서 학생회 총무 허주희씨와 4학년 총무를 맡았던 김윤순(33, 여)씨의 열성적이고 헌신적인 봉사가 30명의 학위 취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씨는 3녀를 둔 엄마에 직장인이라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4년동안 줄곧 1등을 놓치지 않았으며, 성적우수 전북대 총장상까지 받는 영예를 안았다. 또 재학생 최초로 식품산업기사 자격증을 땄으며, 식품기사도 필기시험은 합격하고 실기시험만 남겨놓은 상태다.

허씨는 “단상에 올라와 상을 받을때 총장님께서 직접 ‘정말 고생하셨어요. 축하합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어려웠던 시간들이 떠올라 가슴 벅차며 눈물이 났다”고 말하며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신 군수님과 전북대 평생교육원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아직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꿈을 갖고 도전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1남 1녀에 직장을 다니고 있는 김윤순씨 또한 4학년 총무를 맡으면서 어려운 학우를 도와 문제를 해결하고 학교 까페관리를 통해 수업 요약집을 작성해서 까페에 올리는 등 학우들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역시 식품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식품기사 필기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김씨는 “16개월된 아이가 있는데도 남편이 흔쾌히 학교다니라고 했을때 너무 기뻤다.

또 4년동안 아이들을 돌보며 어려울 때마다 뒤에서 응원해 줘 절로 힘이 났다”며 “상황이 어려울 때는 아이를 데리고 수업받은 적도 있었는데 교수님을 비롯해 학우들이 오히려 괜찮다며 이해해 줄때 학교 다니는 것에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30명 졸업생 사이에서 두명은 인기를 독차지하며, 학우의 소리를 학교에 대변하는 대변인의 역할에도 충실했다. 그들의 끊임없는 요구로 보육교사 자격증,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취득할 수 있게 됐고, 학교의 모든 행사에서도 그들의 봉사는 빛났다.

어르신들과 젊은 층의 중간에 서서 서로의 입장을 조율하고 유쾌한 학습분위기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학우들은 세대차이를 극복하고 점점 하나 되어갔다. 학생회장을 했던 김은우씨(44)는 “허주희씨와 김윤순씨는 뭐든 항상 열심이고 모범적이었어요. 학생회일도, 공부도, 아이들 키우는 일도, 직장 일도... 정말 모든 학우들이 믿고 따르며 좋아했습니다.

특히 어려운 시험도 합격하고 배울점이 많은 친구들입니다. 또 과 분위기도 유쾌하게 이끌었죠”   “엄마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니 아이들도 따라하더라구요. 역시 아이들은 부모의 모습을 닮는구나 느꼈습니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공부하는 엄마가 자랑스럽데요” 배우는 것이 즐거운 그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그리고, 다음에는 무슨 공부를 하지? 반짝이는 눈을 더욱 빛내며 지금도 연구 중이다.

/순창=전태오 기자. jto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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