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의 날' 만난 전주 김종철-임영자씨 부부

다정한 표정의 김종철-임영자씨 부부.

금슬 좋기로 소문난 김종철(76)·임영자(여·72)씨 부부. 인생 여정을 함께 하며 반세기를 보낸 이들의 애정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자식 3명을 모두 여의고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지금이 더욱 애틋하다.

지난 1963년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나 이듬해 식을 올리고 부부의 연을 맺은 이들은 결혼 직후 가정사로 다툰 이후로는 다툰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서로에게 큰 욕심을 부리지 않기 때문이다.

또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얻게 된 결과물이다.

김씨는 “살아오면서 항상 서로의 마음이 같을 수만은 없다”며 “그러나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다툴 일이 거의 없다”고 했다.

김씨는 “다만 최근 ‘술 좀 적당히 마시라’는 잔소리를 듣곤 한다”며 “이마저도 나이가 든 남편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에서 조그만 도장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씨 부부는 가게 안쪽에 딸린 조그만 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예전에 운영했던 인쇄소는 정리한지 오래다.

도장을 파 얻는 수입이 김씨 부부의 소득 전부. 하지만 최근 도장을 파기 위해 가게를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또 간혹 가게를 찾는 손님에게 김씨는 제 값을 다 받지 않는다.

그러다가 김씨는 최근 정부가 실시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가해 독거노인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이들 부부가 손에 쥐는 돈은 한 달에 50~60만원 가량. 보건복지부의 2인 가구 최저생계비(90만5천원)에 크게 못 미치는 액수다.

그럼에도 이들 부부는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못한다.

큰 욕심 없이 형편에 맞게 살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은 부부 관계에도 적용된다.

서로 다투지 않고 좋은 금슬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김씨는 “욕심을 부리면 없는 것을 내 놓으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사는 게 원만한 부부 관계를 유지하는 또 다른 비결이라면 비결이다”고 했다.

부부는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는 최근의 세태에 대해 ‘안 될 일’이라고 우려했다.

김씨는 “요즘 젊은 세대들이 조금만 싸우고도 헤어지는데 서로 조금씩만 양보하고 이해하다 보면 보다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혼 이후 반세기 동안 한시도 서로 떨어져 지낸 적이 없는 이들 부부는 최근 모임을 통해 여행을 다니면서 부부의 정을 더욱 돈독히 하고 있다.

앞으로도 서로 도우며 남은 인생을 함께 하는 게 이들 부부의 목표다./박효익기자 whi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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