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도’의 이상은 반체제 저항 작가다“‘오감도’의 이상은 반체제 저항 작가다.”

1930년대 인간의 잠재의식 세계를 추구한 문학, 또는 아방가르드 문학으로 간주되기도 했고 불교나 노장사상의 영향을 짙게 받은 문학으로 분류되기도 해 정치적 색깔이 없는 것으로 평가 받았던 이상의 문학이 다른 각도에서 조명받고 있다.

이보영 전북대 명예교수는 이상의 소설 가운데 ‘지주회시’, ‘슬픈 이야기’, ‘종생기’ 및 ‘실화’, 시에서는 ‘공복’, ‘출판법’, ‘오감도 시 제 14호’, ‘회한의 장’, ‘가외가전’에서 저항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보영 교수는 그의 저항적 작품이 아방가르드 작품보다 적은 것은 일제의 언론 탄압 때문에 검열을 피하기 위한 철저한 위장술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풀이 하고 있다.

이보영 교수가 최근 펴낸 평론집 ‘한국근대문학의 문제’(신아출판사)에서는 이상의 문제 뿐 아니라 문학사적 관점에서 한국 근대소설의 효시, 자연주의 소설, 데카당스 문학, 그리고 지금도 한국작가들의 작품에서 자주 화제가 되고 있는 ‘한(恨)’등을 다뤘다.

이와 관련해 그릇된 문학사적 통설과 몇몇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통념을 바로잡는 시도를 했다.

신석정 시인의 경우에도 ‘목가시인’, ‘자연시인’으로 분류하는 통념이 존재하지만 최근 발굴된 그의 작품, 일제의 검열에 걸렸거나 검열 때문에 발표하지 않은 작품을 볼 때 저항시인의 면모가 잘 나타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현대 한국문학에 나타난 동양적 전통이나 일제 강점기의 양심적 작가들에게 영향을 준 러시아 근대문학도 언급했다.

이보영 교수는 서문에서 “이번에 펴낸 평론집은 이전에 펴낸 ‘한국근대문학의 의미’(1996)의 속편”이라며 “이번 책에서는 일제 강점기라는 험난한 시대에 출발한 한국의 본격적 근대문학이 안게 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될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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