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신축상가를 중심으로 미분양사태가 속출하면서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건물주들들 사이에서 분할임대방식이 고육지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도내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상가를 신축하기 위해 분양대금으로 대출금을 갚는다는 계산으로 은행자금을 끌어들이는 게 보편적인 현상이지만 도내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은행들의 자금회수압박도 거세지고 있어 상가건물주들의 도미노 도산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임대료 인하에 이어 분할임대방식으로 자구책을 마련하는 건물주들이 늘고 있어 상가임대 방식의 새로운 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분할임대란 한 공간으로 돼 있는 건물을 한사람에게 임대하지 않고 이를 작게 나눠 수요자들이 필요한 만큼만 임대하는 형식을 말하는 것으로 도내 상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 최근 들어 점차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건물주들이 과다한 금융비용을 이기지 못해 도입된 것으로 신흥 상가건물이 많은 우아동, 서신동, 평화동, 효자동 등 신도심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분할임대를 할 경우 절차가 번거롭고 칸막이를 하는 등 다소 비용이 발생하지만 임차인으로선 꼭 필요한 만큼만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전주시 평화동 B빌딩 건물주는 “수십억 원의 자금을 들여 건물을 신축했는데 미분양이 많아 은행이자 갚기도 빠듯해 최근 궁여지책으로 분할임대를 하게 됐다”며 “임대문의가 잇따르고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자금난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임대가격을 계속 낮추고 있으나 이것만으론 안 돼 결국 분할임대까지 도입한 것이다.

도내 한 공인중개사는 “과거 경기가 좋을 때는 상가가 신축되기 이전에도 분양이 완료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완공 때까지 50%만 분양되도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분할임대 방식이 새로운 임대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호기자leejh7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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