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지만 휴가철 단골 메뉴인 삼겹살과 과일인 수박 값이 크게 올라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구제역 직격탄을 맞은 돼지고기 삼겹살은 연중 최성수기인 8월이 최대 고비이며 수박 값 강세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수박 소매가격(6㎏)은 1만5천8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1천800원)에 비해 34%(4천원)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수박값 오름세는 최근 날씨가 더워지고 당도도 높아지면서 수박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반면, 주요 수박 산지의 재배면적이 줄면서 생산물량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내 유통업계에서는 지난해 배추 가격이 폭등하면서 수박농가 상당수가 배추 농사로 전환해 수박 재배면적이 준 것도 값이 오른 이유라고 설명했다.

삼겹살 값 역시 당분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주의 A대형마트의 삼겹살 가격은 100g당 2천280원으로, 지난주보다 21%나 올랐다.

삼겹살 1근(600g) 가격이 일주일새 2천400원이나 뛴 것이다.

B대형마트의 경우도 삼겹살 100g당 가격은 2천28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천86원)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삼겹살이 이처럼 크게 오른 데는 지난해 대형마트들이 삼겹살 최저가 경쟁을 벌이며 가격을 내린 탓도 있지만 구제역 파동 여파가 더욱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돼지가 전체 사육두수의 3분의 1에 달할 만큼 타격이 컸던 탓으로, 돼지를 다시 키우고 새끼를 치는 데 수 개월이 걸리므로 돼지고기 가격은 쉽게 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삼겹살 수요가 연중 가장 많은 휴가철이 되면 값이 더욱 치솟아 ‘삼겹살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유통업계는 점치고 있다.

전주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삼겹살 매출의 21%가 7~8월에 발생될 정도로 삼겹살은 휴가철 단골 메뉴인데 올해는 구제역 여파로 작년 대비 공급이 30% 정도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며 “8월까지 삼겹살값의 고공행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나들이철 대표음식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주부들의 주름살은 깊어지고 있다.

주부 장모(34)씨는 “남편 월급은 제자리인데 수박을 비롯해 삼겹살 가격이 치솟아 야외 나들이 횟수를 줄이고 있다”며 “요즘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라 먹고살기 힘들다는 말이 절로 입에서 튀어나온다”고 말했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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