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할인 종료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운전자들의 ‘기름값 폭탄’ 걱정이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차량 이용이 많은 휴가철과 겹치면서 올해 초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힘겹게 했던 고유가 시대가 조만간 재현될 조짐이다.

21일 도내 관련업계 및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현재 전북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 가격은 ℓ당 1천897.26원, 경유는 1천713.65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공급가 인하 전(4월 6일)과 비교할 때 67.79원(1천965.05원)이 할인된 금액이다.

그러나 내달 6일이면 정유사들이 3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영했던 인하기간이 종료돼 휘발유·경유의 주유소 공급가격은 환원될 경우 당장 ℓ당 94~95원이 더 오를 전망이다.

국제유가 등 현 수준에서 볼 때 기름값은 ℓ당 2천원 안팎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내렸던 기름값이 다시 종전 가격을 회복할 경우 소비자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기름값은 내리기 전보다 훨씬 커 ‘기름값 폭탄’이 떨어져 올해 초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힘겹게 했던 고유가 시대가 조만간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름값 할인조치 종료일을 15일 앞두고 도내 일부 주유소에서는 사재기 경쟁을 하고 있어 운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기름값이 쌀 때 왕창 사뒀다가 다음달 7일부터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ℓ당 100원씩 오르면 제값을 받고 팔아 큰 차익을 보겠다는 속셈에서다.

한 정유사의 경우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일선 주유소의 주문량이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휘발유는 25%, 경유는 3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일선 주유소들의 얌체행동에 대해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빠른 대책마련과 업계의 양심적인 판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3개월간 기름값 인하에 따른 효과는 미비했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운전자 김모(38)씨는 “그동안 100원 내렸다고는 하지만, 주유소 별로 천차만별이었기 때문에 실제 체감한 것은 별로 없었는데 그마저도 원상복귀 한다고 하니 아찔하다”며 “정유사의 기름값 인하와 인상으로 배를 불리는 것은 주유소들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단체들은 기름값이 원상복귀 되기 전에 유류세 인하 등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도내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이미 올라도 너무 오른 휘발유 가격이 100원 내에서 인하가 결정되다 보니 서민들의 가계부담 해소에는 별반 도움이 되지 못했다”면서 “정부의 탄력세율 조정 등 유류세 인하만이 서민경제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기름값 인하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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