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추락 문제가 새삼스러울 일도 아니지만 최근 도내에서 발생한 학부모들의 교사 폭력 사태는 도를 넘었다는 생각이다. 학생 인권이 누누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체벌이 발생했다는 점도 어처구니없거니와 학부모가 학생을 때린 교사를 폭행했다는 것은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최근 군산 모중학교에서는 학생을 체벌한 교사를 학부모가 폭행하고, 사건이 확대되면서 서로가 폭행으로 사법당국에 맞고소하는 사태로까지 확산됐다고 한다. 교육을 중심에 두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얼마 전에는 전주 모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을 체벌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우리 교육 현장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한심할 지경이다. 학교 체벌 금지와 학생 인권 조례 제정, 교권을 보호하는 장치 등이 오래 전부터 논의되고 있는 마당에 이같은 불미스러운 일들이 나타나는 것은 아직도 학교 현장에서 인권에 대한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교육은 백년대계다. 학교는 그 사회의 미래 일꾼을 양성하는 기관이며, 이에 따라 어느 곳보다 신성해야 한다. 민주 시민 양성을 교육의 목표로 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민주적인 행태들이 남아있다면 죽은 교육이 된다. 교사 입장에서도 체벌이 불가피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학생을 하나의 인격체로 본다면 폭력을 행사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번 사태는 교육의 본질에 대한 인식 부족과 아직도 학생들을 사유물로 생각하는 어른들의 그릇된 태도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학교에서는 자신이 존중받기 위해서는 남의 인격도 존중해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는가. 교육청과 교원 단체 등도 법적인 대응을 천명하고 있지만 단기처방에 그칠 수밖에 없다. 학생 인권조례도 중요하고 교권 보장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치유책은 교육 당사자들간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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