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와 특정 정유사와의 거래 관계를 표시하는 ‘폴사인제’가 폐지 된지 2년이 지났지만 휘발유값이 여전히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휘발유값 인하조치가 6일 자정을 기해 마무리된 시점에서 운전자들은 그동안 폴사인제 폐지로 주유소간 경쟁으로 가격인하는 물론 서비스개선을 기대했지만 제도의 실효성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터뜨리고 있다.

6일 (사)한국주유소협회 전북지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으로 전북지역에서 영업 중인 주유소 수는 총 980여개이며, 이 가운데 ‘무폴 주유소’는 70여곳, 전체의 7.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폴사인제는 정유사들의 공급 경쟁을 촉진해 기름값 인하를 유도한다는 명분으로 2009년 6월에 폐지됐다.

이에 따라 운전자들은 가계지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던 기름값이 하락할 거라는 기대속에 폴사인제 폐지를 적극 환영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현재 휘발유 가격은 내리지 않고 오히려 주유소들의 가격담합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제도의 실효성은 나타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관련업계는 이같은 정부의 폴사인제 폐지 시행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국내 4대 정유사의 20년 넘은 과점체제가 가격 경쟁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도 이같은 폴사인제 폐지가 공급자간의 경쟁을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시행된 것이지만 4대 정유사들이 유통채널을 장악해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시장은 SK에너지와 GS칼텍스, S-OIL, 현대정유 등 4사가 전체의 98%를 점유하고 있다.

전북지역의 경우 폴사인 주유소는 SK가 310개(31.6%), GS는 266개(27.1%)로 1, 2위를 다투고 있다.

전북지역 주유소의 5개 중 3개는 SK나 GS의 폴사인을 달고 있는 셈이다.

이밖에 현대가 168개(17.1%), S-oil이 126개(12.8%)로 각각 조사됐다.

또한 폴사인제를 규정한 상표 표시제 고시가 없어진 이후에도 복수 폴사인을 내걸고 해당 정유사들의 제품을 같이 파는 주유소는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영 주유소들이 정유사와 석유제품의 공급계약을 맺을 때 계약 거래상의 불리해질 수 있는 맹점이 있는데다, 폴사인 제품과 타 회사 제품을 혼합 판매할 경우 혼합제품의 저장탱크와 주유기를 폴사인 제품과 분리·설치해야 하는 등의 까다로운 조항 때문이다.

전주시 효자동의 A주유소 관계자는 “대부분의 주유소들이 특정 정유사와 독점계약을 맺고 장기 저리 대여금, 창업 및 마케팅 지원, 외상 거래 등의 혜택을 받아와 폴사인제가 폐지됐어도 복수의 정유회사 석유제품을 취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폴사인제 폐지는 이미 시행 당초부터 의미없는 제도로 전략했다”고 말했다.

/김대연기자 eodus@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