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최고조에 다다른 요즈음은 한낮의 불볕더위와 함께 밤에는 열대야가 계속되고, 때로는 장마로 인한 높은 불쾌지수로 스트레스가 증가하는 등 자칫 건강을 해치기 쉬운 계절이다.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가 알려져 있으나, 자연의 푸른 녹음과 꽃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갖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 아닐까? 숲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와 음이온 은 우리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편안하게 하여 각종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때문에 건강에는 그만이다.

 또한 숲 주변에 피어나는 예쁜 꽃들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는 것도 정서적 안정을 돕고 집중력을 기르는데 효과가 있을 텐데, 요즈음의 산과 들에는 꼬리조팝나무의 분홍 꽃이 절정을 이룬다. 여름의 장마와 무더위 속에서 피는 꽃나무가 드문지라 주변의 시원한 녹음과 어울리는 분홍색 꽃의 꼬리조팝나무는 우리에게 시각적으로 청량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꼬리조팝나무는 사람들이 자연과 많이 접하고 있는 산계곡과 강둑, 밭 언저리 등에서 예쁜 꽃으로 반기기 때문에 누구나 이 꽃의 유혹에 쉽게 빠진다.   백두산을 여행할 때 끝없이 펼쳐지는 초원과 습원에서 차창가로 보이는 꼬리조팝나무 꽃의 행렬은 이 꽃이 우리 지역에도 있었던가 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이 때문일까? 이 나무의 영어이름이 ‘Queen of the Meadow’ 즉 ‘초원의 여왕’이란다. 한반도의 남쪽에서 북쪽까지 대부분에 두루 분포하지만, 백두산으로 이어지는 광활한 초원을 지배하고, 멀리는 러시아의 아무르 강가에 까지도 분포하는 것으로 보아 과히 초원의 여왕이라 할 만하다.

 특히 꼬리조팝나무는 앞서도 언급한 것처럼 여름의 장마와 무더위 속에서 피는 몇 안 되는 꽃나무 중의 하나로 분홍색 꽃의 화려함이 매력일 뿐 아니라 꽃에는 향기와 꿀이 있어 많은 곤충이 찾아드는 식물이다.

 도시에서는 정원과 공원 등에 울타리용이나 무리로 심어 경관을 연출하는데, 특히 공원의 습지나 하천변의 경관조성과 토양유실 방지를 위한 목적으로도 심고 있다. 또 어린잎은 비타민 C가 풍부하여 나물로 먹으면 맛 뿐 아니라 영양까지도 챙길 수 있다. 뿌리와 가지에는 Salicylic acid라는 성분이 있다는데, 이를 이용하여 민간에서는 해열, 진통, 감기 등을 다스리는데 유익하게 쓰인다. 

  여름이 시작될 때부터 피기 시작하여 여름이 끝날 때까지 꽃을 피워 이 시기에 꽃이 부족한 벌들의 자양분에다가 장마철에 수해를 든든하게 지켜주고, 인간들의 마음까지 잡아주니 분명, 여왕의 자격이 충분하지 않은가?

    /한국도로공사수목원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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