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그때처럼 장날에 맞추어 찾아오는 상인은 많지 않았지만 장터에 펼쳐지는 흥겨움만큼은 세월을 뛰어넘었다.

제 4회 진안마을축제의 일환으로 백운면주민자치위원회가 마련한 ‘박장대소(白場大笑)-백운장에 와서 크게 웃어요’가 30일 옛 장터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진안 마을축제와 함께하는 이벤트성 장터지만 농촌지역의 활로를 고민하는 지역 주민들의 고민을 방문객들과 함께 즐기면서 풀어놓는 자리로 기대를 모았다.

장터에는 백운면에서 생산된 특산품과 진안 각 지역의 특산품을 파는 살거리 코너, 육번집, 삼산옥 등 백운 장날의 성쇠를 지켜본 장터 식당의 국밥과 다문화이주여성들이 만든 월남쌈과 월남쌈 튀김, 그리고 주민자치여성위가 무료로 봉사한 콩국수 등 먹을거리가 푸짐하게 제공됐다.

물풍선, 뽑기, 뺑뺑이, 야바위 등 옛날 장터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놀거리가 재현되고 장터 손님을 대상으로 한 노래자랑, 품바 공연 등도 펼쳐졌다.

이날 장터 한켠에는 지난 2006년부터 백운면에서 진행된 마을조사사업의 결과물들이 전시돼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주민들이 만든 월간백운과 지역주민들이 장롱 속에 보관하던 추억의 흑백사진들이 주민들의 축제인 장날에 공개 된 것. 백운면 원촌마을 전진기 이장은 지금은 헐려 사라진 장터부근 가게 사진을 가리키며 “옛 장터에 장이 다시 서는 즐거운 날에 60~70년대 흑백 사진을 보니 그 옛날의 추억들이 새삼 그립다”며 추억을 더듬었다.

동신마을 신용빈씨도 “이런 큰 행사를 주민들의 힘으로 원활히 치루는 것은 그간 마을조사사업 등을 통해 주민들이 지역의 문화를 아끼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에너지가 어느 정도 축적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행사를 준비한 주민자치위원회 주영미 간사는 “오늘 백운장터를 찾은 방문객만 1천명에 육박한다”며 “지역주민들과 함께 준비한 이번 장터 행사가 백운면을 포함한 농촌에 활기를 불어 넣는 작은 단초가 됐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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