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주 전북도지사가 지난 1일 휴가를 떠났다.

민선 5기 취임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분산유치와 삼성, 효성 등 대규모 투자유치 등으로 숨가쁜 일정을 보낸 김 지사의 휴가는 4일 간이다.

사실 도정운영을 위한 원대한 정책이나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기는커녕 단순한 휴식을 갖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그렇지만 김 지사의 이번 여름휴가는 장기 휴가에 속한다.

지난해 민선 5기 도지사 취임 이후 이틀 이상의 휴가를 보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그 동안 소홀했던 가족들과 집에서 쉬면서 도정의 밑그림을 그린다는 구상이지만 그의 일정을 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김 지사는 휴가가 시작된 1일과 2일 그 동안 만나지 못했던 지역의 여론주도층과 만찬을 갖고 지역의 여론을 타진하는 등의 시간을 가졌다.

그 동안 쉽게 전해들을 수 없었던 지역현안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다.

3일과 4일 이틀은 모든 일정을 접고 가족들과 보내겠다고 밝혔지만 해결해야 할 산적한 과제들이 놓여 있어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이 때문에 그의 휴가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새로운 도정운영을 위해 재충전하는 것 이외에 정무부지사 인선과 자신의 정치 행보를 가다듬기 위한 ‘새판 짜기’에 시간을 보내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지사는 취임 이후 1년의 성과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희망과 아쉬움이 크게 교차하는 시기였다고 밝혔다.

실제 민선 5기 도정 1년은 LH본사 유치 실패에 대한 아쉬움이 남지만 삼성을 비롯해 OCI, 일진, 효성 등 1조원대 이상의 대규모 투자유치와 새만금 마스터플랜 확정 등으로 내부개발을 가속화 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더욱이 김 지사는 민선 5기 2년 차를 맞아 취임 당시 밝힌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삼성의 조기투자 유도를 위한 여건 조성마련 등 지역현안사업을 위해 강한 추진력을 발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측근을 중심으로 한 새판 짜기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임기 2년을 남겨둔 상황에서 김윤덕 경제통상진흥원장이 총선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지만 김 지사와 어느 정도 조율이 있었지 않았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종문 정무부지사 후임에 자신의 측근인 김승수 전 국장의 내정설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지사로서는 앞으로의 상황이 매우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일련의 정황을 감안할 때 김 지사의 이번 휴가는 새로운 구상과 결단이 구체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수기자 k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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