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경기전 입장료를 받을 방침이라고 한다.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는 한옥마을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경기전 입장을 유료화한다는 것도 뜬금없거니와 발상도 전근대적이다.

어떤 생각으로 이런 발상을 했는지 야박하기 그지없다. 시는 내년 상반기부터 성인 1천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을 받는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전주시민은 50%를 할인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유료화에 따라 경기전내에서 각종 제례를 재현하는 등의 볼거리를 상설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조선 왕조의 상징인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봉안되는 등 왕실의 사당임에도 불구하고 무료 관람으로 인해 무분별하게 출입하면서 가치가 훼손되는 등의 이유라고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관람객들이 무료입장이어서 시설을 함부로 대하고, 또 유료화하면 시설을 존중하게 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행정서비스는 주민 편익과 복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유료 시설도 무료화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료화를 통한 입장료 수익보다 입장료 징수를 위한 시설과 관리 인력 운용에 더욱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경기전은 전주 시민들의 공간이다. 마땅한 자리가 없는 노인들이 즐겨 찾는 쉼터이며, 전주시민들도 산책 삼아 드나드는 공원이다.

관광객들에게도 전주 한옥마을의 상징으로서 넉넉한 마음으로 들르는 공간이다. 경기전이 주는 ‘전주가 조선왕조의 산실’이라는 상징성도 크다. 많은 관광객이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얻는 것이 많다. 경기전 유료화는 철회해야 마땅하다.

관광 산업이라는 것이 수익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의 문화를 널리 알림으로써 지역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기능도 크다. 전주 한옥마을에 관광객이 몰리는 것은 고향과 같은 편안함과 전주의 소박한 인심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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