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한(恨)을 현대회화에 접목시키고 있는 작가 유휴열이 11년만에 전주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오래전부터 표현주의적이고 자유분방한 화풍을 통해 ‘문제의 작가’로 평가받았던 그는 현재 ‘한국 현대미술의 제2세대’(아트 디렉터 가쯔오 아마오)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가.

지난 4월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전시회를 통해 ‘과거의 세계인 전통과 현재 존재하는 공간인 현대 사이를 모더니즘적 방식으로 부유하는 의욕적인 작가’의 모습을 보여줬다.

당시 평론가로부터 ‘알루미늄 판을 두들겨 형상을 만들고 자동차 도료로 채색해 선보인 부조회화는 동시대 삶의 모습을 견고한 전통으로 일구어낸다.

백일연화

그 속에는 자연과 합일되는 인간의 신명나는 춤사위가 표현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통과 모더니즘의 상생 극치를 보여줬다.

이번 전주 전시에서도 ‘인간의 존엄성과 놀이정신의 회복이 관심사’라는 그의 작업 정신은 이어진다.

유화, 알루미늄판 등 그의 작품소재도 여전하다.

하지만 ‘소재와 주제가 어울려야 참맛이 난다’는 그의 바람대로 이번 전시에서는 ‘전주 한지’가 ‘전통’과 어울려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알루미늄 소재는 샤프하고 깔금한 장점이 있는 반면 동양적 정서와 약간의 이질감이 있었다”는 그는 한지 작품을 작업하면서 너무 즐거웠고 심지어 ‘이제서야 진짜 화가가 되었구나’하는 느낌을 갖기도 했다고. 또 한지를 스티로폼에 접착시키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결국 김제 원평 한지공장의 도움을 받아 닥풀을 이용, 작품을 구상대로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전시 대표작인 ‘떠다니는 섬’(300㎝×250㎝)-한지 부조 작품)이 탄생했다.

이밖에 이번 전시에는 한지 작품 ‘호조일성’(好鳥一聲) 외에도 유화, 알루미늄판등 기존 소재로 만든 신작 ‘백일연화’(百日蓮花), ‘生’-놀이‘등 30여점을 선보인다.

이정임 갤러리 공유 관장은 “전라북도 대표 작가의 한 분으로 정열적인 활동하고 있는 유휴열 선생님을 모시게 돼 기쁘다”며 “이번 전시작품은 대부분 신작으로 선생님의 원숙한 작업세계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며 기획배경을 설명했다.

전시는 27일부터 11월 9일까지 갤러리 공유에서 열린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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