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내음을 그리워하던 황경순(52)시인이 예쁜 첫 시집 ‘물의 나이’(시선 시인선-078)를 펴냈다.

봄날 꽃봉오리 터지듯 낙엽 켜켜이 쌓이듯 가슴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삶의 이야기를 쓰지 않고는 견디어 낼 수 없어 시짓기를 시작했다는 그는 시인이면서 서양화가이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그림이 곧잘 들어 있다.

언어로 시를 그리는 시인이라고나 할까? ‘떨어진 꽃잎의 이마에서/그늘을 보았을 때/해가 잘 드는 양지쪽을 내어 주었다/붉은 햇살이 헤엄쳐 들어와 곁에 누웠다/찰랑찰랑 주름진 얼굴 팽팽해진다/천 갈래 만 갈래 물길/산그림자 품어안은 꽃잎과 나뭇잎이 속깊은 호수/꽃잎과 나뭇잎이 넘실대는/가슴, 무던히도 반짝인다’-‘대아저수지’ 일부. 김동수 시인(백제예술대학 교수)은 “이 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호수의 모습을 치밀하고 밀도 잇는 한 폭의 그림에 담아 전달하고 있다.

그 시적 공간 안에서 호수와 꽃잎과 햇살이 하나가 되어 너나없이 ‘넘실대고’, ‘반짝이’고 있다.

무위자락의 절대 공간 아니 장자의 화계를 이루고 있다고나 할까?”라며 그녀의 서정미학을 짚어 냈다.

그는 시 공부 7년만인 올해 ‘시선’을 통해 등단했으며 현재 온글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또 현재 방송통신대학 국어국문학과에 재학하면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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