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찬 전북도 도로공항과장
오늘 12월 7일은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대설(大雪)이다.

이날 눈이 많이 내리면 다음해에 풍년이 들고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으며 보리는 눈이 보온 역할을 하므로 동해(凍害)를 적게 입어 풍년이 든다는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한 겨울에 펑펑 내리는 눈을 풍년의 징조가 되는 상서로운 눈이라 하여 서설(瑞雪)이라고도 한다.

밤새 내린 눈으로 온 동네가 하얗게 변해 대청마루 아래 강아지는 반가운 듯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집집마다 아침을 짓는 굴뚝 연기만이 정겹게 피어올라 포근함마저 느낄 수 있었던 어릴 적 아련한 추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어릴 적 추억보다 경제원리가 우선이고 안전이 더 중요시되는 현대인들에게 눈은 자동차 운행에 있어서 만큼은 반가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존재일 것이다.

 우리나라 도시화는 1970년대 40.7%에서 2010년 81.9%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전국적으로 13만대에 불과했던 자동차는 1천837만대로 141배 증가 되었으며, 특히 우리 도는 3천대에서 71만대로 231배로 늘어나 현재는 국민 2.7명당 1대를 소유할 정도로 현대인의 필수적인 이동수단이 되었다.

 지난 2월 동해안지역에 폭설(동해 134.7㎝, 강릉 107.3㎝, 울진 96.7㎝)이 내렸고 지난 30일에도 강원도에 60㎝이상의 많은 눈이 내려 제설작업에 어려움이 많았으며 월동장구를 갖추지 않은 차량은 강원도 방문을 통제하기로 하였다.

특히 지난해 1월 서울 도심에 25.8㎝의 눈이 내렸는데 일부 시민들의 자가용 출근으로 인해 대중교통이 마비되고 시민들의 발이 묶이는 교통대란이 일어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여 모스크바를 빗대어 도로제설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비난이 있었다.

 러시아 모스크바는 눈치우기 세계 최고이다.

여러대의 제설차량이 일렬로 눈을 치우는가 하면, 증기 컨테이너를 이용해 눈을 녹이고 쌓인 눈을 긁어모으는 동시에 눈 수거용 트럭에 옮기는 일명 ‘로봇팔’ 등 특수차량까지 제설차 종류만 20여종 3천대에 이른다.

따라서 이날 기상관측이래 가장 많은 눈이 내린 서울과 러시아를 비교하거나 결과론적인 평가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겠다.

우리 전라북도는 도로제설 대상이 국도와 지방도, 시․군도 등 5,651개 노선 5,795㎞에 달한다.

지난달까지 고갯길과 커브길, 응달지역 등 주요도로 3,196개소에 이동식 적사함과 모래주머니를 설치하고 염화칼슘과 소금 28,536톤, 모래 22,569㎥의 제설자재를 확보했다.

민․관․군의 비상연락 체계를 구축하고 교통두절이 예상되는 고갯길 61개소에는 모니터요원 76명을 지정하여 교통상황의 실시간 파악이 가능하도록 도로제설에 대한 사전준비에 만전을 다했으며, 제설차와 덤프트럭 등 1,027대의 제설장비는 언제든지 제설작업이 가능하도록 비상대기를 하고 내년 3월 15일까지 기상상황에 따라 비상근무를 유지하게 된다.

그리고 주로 사용되는 제설방법에는 제설재 살포기로 염화칼슘과 소금 을 살포하여 눈을 녹이는 방법과 덤프트럭에 장착된 제설삽날을 이용하여 도로에 적설된 눈을 밀어내는 방법이 사용된다.

제설작업 시작은 출근시간과 첫 버스운행 2~3시간 전부터 시작되며 차량통행이 많은 지역부터 우선 실시한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도로제설은 행정기관의 일이고 출근시간 전 제설작업이 끝났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주택가 이면도로와 골목길, 인도는 상대적으로 늦어질 수 밖에 없고 장기간 폭설이라도 내린다면 제설장비와 인력은 현실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그래서 올해는 우리 도민들부터 제설방법에 대하여 먼저 이해하고 제설작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했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내 집앞, 내 점포앞 눈은 스스로 치우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도민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도민들이 제설작업에 참여한다면 러시아 모스크바의 첨단 제설장비보다 효율적인 제2의 도로 제설대책이라고 생각한다.

 스마트폰 2천만명 시대인 지금! 내 집앞 눈과 내 점포 앞 눈을 스스로 치우는 모습들과 이른 새벽부터 저녁까지 제설작업으로 고생하는 분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인정 넘치는 고마움의 글을 올려 보자. 네티즌이 모이면 세상이 움직인다고 한다.

우리 도민들이 모여 전국이 움직이도록 ‘내가 먼저’ 그리고 ‘스스로 눈치우기’를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우리 도민들의 정과 멋이 살아있는 훈훈한 겨울이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전북도 도로공항과장 고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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